▒▒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1.13) - 모래성

2009.11.14 08:39

조창익 조회 수:584

2009. 11. 13 금. 맑음

모래성

여보게 동지-
자네 알지 -
저들은 최소한
방송 장악에 관한 한
모래성을 쌓았다.

억지로 잘라낸
공영방송 케이비에스 사장 복귀 판결
와이티엔 노조원 해고 무효 판결
저들은 손아귀에 모래를 한줌 잔뜩 움켜쥐고서
세상을 다 잡았다고 희번덕 미소 지었다.
로봇 세워 백성들 머릿속을 다 휘젓고 다닐 것 같은
거대한 착각으로

맞아-
야만의 점령군처럼 박장대소했다.

허나 오늘,
그네들의 손아귀에 남은 것은
빠져나가버린 허황한 독재의 모래성 대신
밤길 조심하라는
노란 경고장
더 이상 막나가지 말라는
빨간 신호등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하늘이 어두웠다. 몸도 오슬오슬 떨려 옷을 도톰하게 입어야했다. 한복 두루마기를 걸치고 나섰다. 11시에는 노동청 앞에서 남도택시관련 기자회견이 있었다. 노동부의 태만행정을 규탄하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하는 자리다. 나는 수업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다. 금요일에 열리는 행사에는 내가 나서질 못한다. 지청장 면담을 통해 강력 항의하니 즉각 감독관을 파견하는 등 뒤늦게 나마 행정시늉이라도 펼쳤다한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이번 달에도 16명이나 '임금제로' 월급명세서가 나왔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야만적 처사 앞에서 우리의 분노를 사그라뜨릴 수 없다.

오후 3시에는 삼호중공업지회 지회장 취임식이 있었다. 역시 참석하지 못하였다. 장법린 지회장과 통화하여 축하의 인사를 전하였다. 그는 아직 많이 겪어보질 못했지만 씩씩하고 다부진 감성을 지닌 동지라고 생각된다. 현대삼호노동조합운동의 일취월장을 고대한다. 변혁의 꿈을 안고 전진하는 사회운동적 노조운동의 새 지평을 활짝 열어가길 고대한다.

오후 6시에는 박승옥 변호사가 주선한 자리에 참석했다. 박광웅, 서한태, 서창호, 박심배, 고장렬 목사 등 지역원로들과 전교조,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성화대, 대불대 해직교수들이 함께 자리하였다. 영광에서 고진형 교장도 합석했다. 특별히 연락받고 참석하셨다. 오늘 연락책은 조명준 형님이시다. 형님께서는 지금 통풍을 앓고 계신다. 초기 증세여서 조기치료하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하는데 걱정이다. 퇴임하시고 초등학교에 가나시는데 맡은 아이들 총 숫자가 일곱명이라 하셨다. 그나마 요즘에는 아파서 못나오는 얘들이 많아서 어제는 두 명을 지도하셨다고 말씀하신다. 형님께서 상하좌우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너른행보 덕에 오늘 자리도 마련될 수 있었다.

서헌태 박사께서 책을 출간하신다고 한다. 초고를 마련하여 조명준 형님한테 검토를 요청하셨다. 2009 [환경에 관한 500가지]라는 제명의 책이 연말 안에는 선보일 것 같다. 언제나 소년같으신 원로 선생님. 지역의 어르신들의 존재는 목포가 그나마 운동성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밑거름이 되는거다.

대불대 신 교수님께서 통 연락을 하지 못했다고 서로 연락 좀 하고 살자고 말씀하셨다. 사실 해직된 상태에서 얼마나 외롭고 괴로우시겠는가. 언제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차원에서 자리를 한번 마련해야겠다. 성화대 9명의 해직 교수님들도 초대하여 아픔을 함께 나누고 원직복직투쟁의 결의를 다지는 자리도 함께 필요하다. 케이 교수와 연락하여 대응책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계속 해직교수들은 양산될 공산이 크다. 법률투쟁 지원으로 박 변호사가 고생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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