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게게 2010.03.31 - 봄 비 속 행진

2010.04.01 08:23

조창익 조회 수:417





2010.03.31.수.흐리고 비.

봄 비 속의 행진

영산강 선전전 - 대불공단 소식 6호

06시 30분, 거리는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추적 추적 비가 내린다. 영산강 하구둑이 보이는 해양수산청 앞길, 차량 행렬은 토큰 하나 사이로 즐비하다. 지난 대대에서 월 1회 거리선전전을 결의했던 터라, 오늘 3월 말일을 그 날로 정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동지들은 대불공단 소식지 6호를 발행해가지고 왔다. 대불공단 10대 요구를 적고 임금체불 척결과 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촉구하는 결의를 담았다. 사업주에게 보내는 경고장도 함께 들어있다. 만약 체불임금이 발생하는 사업장이 또 다시 나타나기만 한다면 반드시 응징하겠다는 내용이다. 비정규직 천지인 대불공단 노동자들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조직의 이름으로 우리의 운명을 함께 개척해나가자고. 차창에 뿌리는 봄비를 걷어내고 운전노동자들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소식지를 넣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얼마나 전해졌을까? 우리들의 진정어린 심정들이.

1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다. 7시 30분이 조금 지나자 여기저기서 선전지가 다 떨어졌다면서 모이기 시작했다. 오늘은 약 20여명의 동지들이 동참해주었다. 영산강 하구둑에 올라서 바라보는 아침풍광은 장관이었다. 인간의 삶을 향한 장엄한 행렬이 꿈틀대고 있었다.

아침식사를 전주콩나물국밥으로 하기로 하고 평화광장으로 향했다. 일부는 가고 열다섯내외 동지들이 자리에 앉았다. 다들 자신의 존엄한 가치를 실현하는 오늘의 공동행동에 뿌듯해하는 눈치였다. 모주도 한잔씩 돌리고 서로를 격려하는 자리, 금속본부에서 내려왔다는 편집일꾼과 나란히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었다.

8시 20분이 되었다. 서둘러 학교로 향했다. 가는 길에 지구협 사무실에 윤부식 국장과 이정석 차장을 내려주었다.  


교원 공무원의 정치적 활동 자유

오후  7시, 하당웨딩홀. 민주노동당의 후보추대대회장. 4명의 기초의원 후보와 2명의 비례후보 등 6명의 후보 추대식이 열린다. 여는 마당에서는 조영규 사무처장의 애교어린 율동과 노래가 백미였다. 희망누리 아이들이 노래하고 춤추고, 어른들이 결의하고 몸짓하는 자리, 2시간 30분짜리 축제가 열렸다.

교원의 정치적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까닭에 민주노총 대표로서 어떤 발언도 하지 못했다. 뒤에는 선관위 위원들이 감시자로서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소개만 받고 일어나서 인사만 했다. 민주노총 전략후보로 화물연대 강신 동지를 추천하기로 했었는데 오늘 보니 사진도 잘 나왔다. 여인두, 이구인, 허정민, 백동규, 박정자, 강신 젊고 패기만만한 사람들의 각오와 결의도 봄비처럼 훈훈했다. 교사, 공무원의 정치적 활동의 자유가 봉쇄되어 있는 정치후진국에서 법개정을 통해 언제쯤이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인가? 나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본다. 시대의 흐름은 거역할 수 없는 것이므로. 점점 가까워 지고 있다. 비록 오늘은 관전자로서 앉아있었지만 나중에는 누군가에게 공식적인 언행으로 ‘정치적’ 발언이 가능해지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고대한다. 그 길에 함께 갈 것이다.

추대대회가 끝나고 자리를 기독병원 뒤로 옮겼다. 택시, 금속, 화물 등 동지들과 술좌석을 함께 했다. 택시의 상황을 들었다. 송사에 일상사가 바쁜 우 분회장님의 소상한 설명을 듣고 다시 답답함이 느껴진다. 안개기 낀 듯 개운하지 않다.  

동안에 영암 모 분회장께서 전화를 해서 교원평가 관련하여 고민의 일단을 말씀하시고 대응에 부심하고 있어 전화로 함께 30분 가까이 대화를 나누었다. 지회지부본부는 무대응에 무대책이니 분회나 개인 차원에서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왔다. 나름대로 고민이 깊겠으나 쟁점을 피해가는 방책으로는 소극적인 것 같다. 이렇듯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으니. 공문에 의한 명부 보고에서부터 평가관리위원회 구성에 이르기까지 진퇴양난의 현실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학교에서는 교과부나 교육청 방침대로 순순히 넘어가고 있다. 보고하고 외면하고. 목포에서도 소수의 학교에서만이 저항운동이 진행되었고 공식석상에서 전교조 분회의 입장을 발표하는 수준에서 그쳤다. 누구를 탓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연말에 가면 어떤 올가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것인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않는다. 논리를 말하자면 상식을 놓고 싸우는 것, 법제처의 지원사격, 법원의 가처분 신청 기각 등 행정적 공격은 날로 거세질 것이 분명하며 거부하고 저항했을 경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조합원들의 본능적 직감이 조직의 무력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목도한다. 참으로 괴로운 일이다. 한성중, 정승원 등 분회장과도 통화했다. 현실은 루비콘 강을 건너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장윤창 사무국장이 광주에서 내려왔다. 부친께서 갑작스레 조대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종양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다. 근심어린 그를 위로하였다. 장 국장은 열심히 활동하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죄송하다고 몇 번이나 말을 한다. 나는 그럴 것 없다며 그를 위로했다. 할 수 있는데까지 천천히 함께 걸어가자고 했다.

영암 신북 도포에 출마를 결심한 농민후보 박 후보와도 함께 자리하면서 담소했다. 손민원 소장의 말에 의하면 원칙적이시고 결기있게 농민회활동을 해오신 투사이시다. 농민회는 친민주당성향이 있으신 분들이 있어서 농민회 부회장 출신이 민주당 공천을 신청해놓은 상태라며 난색을 표했다. 이보라미 의원, 윤소하 대표 등 20여명의 동지들이 함께 한 자리는 11시가 조금 넘어 끝이났다.

연일 강행군이다. 오늘 낮에는 복대를 차고 밤에는 벗었다. 오래 차면 좋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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