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시>겨울, 오산평야/1984/조문익

2006.03.11 13:40

광장 조회 수:1137

겨울, 五山平野

언 땅으로 있으면 세상 더러운 꼴
안 볼까봐
까마귀만 벗 삼은 오산평야
가끔 짚 벼눌 허물어지고
전군가도(全群街道) 택시소리 요란해
속살이 애려도
속만은 주지 않어야
강건한 원한으로 버티어야
진달래꽃 황홀하게 흩뿌려질 시절이 빨리 온다고
빨리 온다고 빈 가슴 꼬옥
보듬는다

사람들은 정오녘 뜨뜻한 햇볕아래 나와
녹은 땅을 보고 좋아하지만
오산평야는 더 크게 속으로 웃는다. 그까짓.

봄이 오기 전엔
눈물마저 얼리고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