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10.01.30)-어느 환경미화원의 독백

2010.01.31 16:31

조창익 조회 수:518



2010.01.30.토.맑음

어느 환경미화원의 독백

저는 환경미화원입니다.
청소부라고도 불립니다.
새벽밥 먹고 눈코 뜰 새 없이 시내를 헤맵니다.
시민들이 모아놓은 쓰레기를 치우지요.
냄새나는 쓰레기 더미
취객들이 쏟아놓은 배설물들
아무데나 버려진 담배꽁초를 줍고
가래침을 닦아냅니다.

일부시민들의 천대와 하대와 몰이해의 차디찬 벽.
우리는 스스로 천하디 천한 직업이라고 업신여기기도 합니다.
그래 왔습니다.

환경미화원의 하루는 늘 자괴감으로 시작해서 자학으로 끝을 맺어왔습니다.
자존도 인격도 인권도 우리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 생각해온 나날들

이제는 벗어나고 싶습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천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끝내 떠나지 못하는 노동현장
인간다운 대접받고 싶습니다.

어느 누가 던져주는 것이 아니기에
어느 누가 채워주는 것이 아니기에
자긍과 충만을 향해 나날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의 노동의 댓가로
시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숨을 쉴 수 있다.
나의 고귀한 노동으로
시민들이 기분 좋게 거리를 거닐 수 있다.
나의 노동은 그만큼 거룩한 것이다.
나의 발견은 그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나는 나의 노동을 스스로 위대한 노동이라 규정합니다.
그런 나의 삶이 결코 부끄럽지 않습니다.

근데 솔직히 미화원 조직사회가 복잡합니다.
어떤 사람은 손 하나 까딱 않고 밥벌이를 합니다.
다른 사람 청소 잘하나 감시하고 고발하는
마름 역할로 밥벌이 합니다.
중간 감독자들-
그네들은 맨 밑바닥 동료 노동자들을 감시와 통제대상으로 묶어놓습니다.
맘에 들면 좋은 자리에 배치합니다.
맘에 들지 않으면 노동 강도가 높은 구역에 배치하지요.
잠시라면 그럴 수 있겠지요. 사람의 일이니까요. 이해합니다
그러나 일상화되어있다면 이는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조직 사회는 늘 대소간의 이해가 충돌하는 지점이 발생합니다.
격론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불평과 불만이 튀어 오르는 사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입니다.
각자 주인되는 사회에 대한 갈망입니다.
당연한 과정입니다.
조직 내 민주주의에 대한 소망을 담아
저는 오늘도 징계저지투쟁에 몸을 담습니다.
민주화를 위해 저는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하여
저의 이 작은 발걸음은 멈출 수 없습니다.


환경미화원 노동조합

한 환경미화원이 있다. 그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있다. 인간다운 외침, 팀장과의 마찰이 있었다. 봉건적 질서에 대한 항거. 조직은 용납하지 않았다. 중징계. 정직 2개월. 위계질서를 흩틀여 놓았다는 것. 징계조서는 인간적 험담으로 가득 차 있다.

근 30여년 전, 교단. 한국교원연합회. 전두환 군사독재 치하, 교원들 회비 걷어서 장관한테 돗자리 상납하여 경향각지 신문에 대서특필되던 그 시절. 어용 조직이라 해서 탈퇴운동이 벌어졌다. 내가 근무하던 일로여중에서도 교련탈퇴운동이 자발적으로 진행되었고 주동자였단 나는 강제로 전보 발령되었던 사건이 있었다.

근데 목포시청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조합원이었던 사람을 노동조합이 제명을 한 것이다. 노조가 조합원을 제명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니로되 요상하지 않은가. 그것은 바로 조직의 기득권 지키기의 패악이었던 것. 노노갈등의 기반 위에서 비뚤어진 노동행정은 시청이 방조 하에 진행되는 이이제이의 비극에 다름 아니다.

오늘도 시내 모처에서 환경미화원 인권침해 대책위원회가 열렸다. 우리는 목포 시장의 적극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기 위해서 시정홍보 장소마다 따라다니면서 목포시청 환경미화원 조직사회의 인권침해 사안과 구조개혁을 외치고 있다. 그것은 팀장 순환보직제, 징계양정규칙 개정 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관계대책회의 일부에서 민중연대, 시민연대, 목포시청공무원노조, 환경노조, 민주노총 등 '진상규명을 위한 대책회의'를 조직하여 운용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를 검토한 결과, 이는 이미 정직 2개월의 징계가 시행되어버렸고 재심위원회까지 열린 마당에 진상규명은 행정소송 등을 통하여 진행되는 중장기적 과제로 넘어갔다고 본다. 따라서 지금부터 할 일은 진상규명이 아니라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는 일이다. 목포시의회, 시청 감사관실, 환경과, 시민사회단체관계자 약간 명, 환경미화원노조 등으로 '조직진단 및 개혁추진위원회'가 열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기로 했다. 만약 받아주면 대책위 구성에 들어가고 그렇지 않으면 시장을 상대로 지금처럼 공동행동을 조직하여 지속적으로 문제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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