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09.08.01)-농성장 풍경

2009.08.02 01:59

조창익 조회 수:600

농성장 풍경 1

한가로운 주말
8월 첫날 오후
음풍농월이 따로 없네
삼삼오오 동지들은
신문이며 잡지며
소설 등속 손에 넣고
고대광실 청사 입구에 떡 허니
진을 치고
독서삼매에 빠져있구나

중복은 훌쩍 넘었고
입추가 성큼
천막농성장에 부는 바람이
벌써 선선하기만 하지

폭염인들 계속되겠느냐
악천훈들 지속되기만 하겠느냐
절정에 다다르면 꺽이기 마련
독재도 이와 다르지 않아
밀고 올라오는 저항의 임계치
하강의 미끄럼틀 운명의 그대여

독재자여
폭군이여
가련한 그대여-

-. 조원천 고진형 선생은 천막안에서 담소 중, 김광헌, 문형채, 최성, 박미정, 김창선, 고윤혁, 한귀석은 청사 입구에 담소를 한껏 즐기고 있었다. 징계받은 조원천 선생은 '고요한 돈강' 2권을 읽으며 분노를 삭이고 있었다.

-. 시국선언 탄압 관련, 위원장 파면 시도지부장 해임 기타 정직 격상시켜 대중과 분리전략. 우리는? 확대전술이 요구되지. 당연하게. 첫째로, 전선을 중앙에 쳐야한다. 징계가 확실해진마당에 배후인 교과부와 정권에 맞서는 싸움을 조직해야 한다. 절절하게 용산투쟁과 결합하여 위원장, 지부장단을 중심으로 단식투쟁 대오를 500명에서 1000명 조직하고 상징적 장소에서 집단단식투쟁을 추진하면 좋겠다. 지회장-분회장 순으로 당당하게 공개하는 수순으로 전선을 형성해내면 투쟁은 범국민투쟁으로 승화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할 것이다.


-. 오종렬 선배께서 방문하셨다. 70 고령에 더없이 단정하고 당당하시다. 20년을 회고하시면서 전교조탄압과 가족들이 겪어야만했던 시련에 가슴아팠고 두번째로 당신께서 홍성교도소 수감시절 한총련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쳤다고 회상하셨다. 아울러 전교조 멘토 혹은 상징적 지도자였던 유-덕 같은 이가 변절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무너졌다고 회고하셨다. 모닥불은 토막도 없이 완전하게 타버려야 한다. 타다 만 모양은 안스럽다. 재만 남기고 미련없이 다 태우는 삶. 시작도 끝도 없는 우리네 삶의 원형으로-.

-. 17:00 경 하구둑 분수대로 향했다.
몸자보를 걸치고 펼침막을 가지고 나섰다. 조원천 동지와 나는 한 조가 되어 현수막을 넓게 펼쳐 지나가는 시민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간절한 표정으로 차량들을 주시했다. 1시간 동안 서있으려니 허리가 뻐근해져 잠시 앉아서 시위를 진행하였다. 지나가는 대불산단 노동자 한분이 수고한다면서 음료수를 한꾸러미 사가지고 건네주었다. 6시 30분경에 끝나 분수대 뒤에 있는 그 청년 노동자에 다가가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겸연쩍어하면서도 시위대에 호감을 느끼는 그 청년은 광주청년운동에 몸담고 있는 동지였다. 금속노조 지회를 소개하니 알고 있다고 했다. 왈칵 반가운 마음이 생겨났다. 나는 그에게 비정규노동자 조직 금속전남서남지역지회에 가입하도록 소개했다. 그는 말하길, 기회가 되면 그리하겠노라고. 18시 30분 종료.
가까운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했음.

-. 화물 ㄹ 지회장님께서 석방되셨다. 환영회를 가지려고 했으나 미루어두었다. 다들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상근동지들도 좀 쉬고 그래야 하는데 사실은 쉴참이 없다. 윤 국장은 부친병환으로 입원해계시고, 올 가을 혼인 앞둔 최 동지 연애에 열올릴 때인데- . 참 미안하다. 다들 휴가철을 즐기고 있을 시간 노동운동 상근자 활동가들은 번듯한 휴가 한번 없다. 여유가 없다. 투쟁 일정이 산적해있어서-.


-. 대불 천막은 잠정 걷어내고 휴가철과 연동하여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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