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2009. 10. 28. 수. 맑음

대불공단

희망을 잃은 사람아
대불로 오라
칠흑같이 어둔 세상에
눈 감고 싶은 사람아
대불로 오라
여기

여린
해방의 씨앗
소망스럽게
싹 틔우는 이
하나 둘 모여 들고 있으니
고개 떨 군 자들아

다 모여라
여기
대불공단 사거리
노동자
자맥질 하는 소릴
들으라.


2009. 10. 28. 모이자, 뭉치자, 바꾸자. 대불공단 노동운동의 새 역사를 썼다. 비정규직 노동의 설움을 떨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절절한 구호. 안으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그 염원과 절규야 공단이 생긴 이래 십 수년간 변함없이 울려 퍼졌으나 이제 조직화의 모습으로 구현된 것.

사용자측의 그악스런 참가 제지 모습이 마치 전교조 창립당시 창립대회 참가자는 징계하겠다고 윽박지르는 행태와 어쩌면 그렇게 닮아있는지. 공단 사업주들은 노동자 대회 참가자는 해고하겠다고 경고하고 아무런 이유 없이 잔업명령을 내렸단다. 밤 9시까지. 사측의 대동단결의 강도는 노동자의 출현의 양과 질에 비례한다. 어쩌면 대불노동자들의 조직적 진출이 사측에는 위협으로 이미 작동하고 있다는 징표.

지난 한달동안 금속 노조 집행부 참으로 고생 많았다. 핵심간부 몇 명만으로 국한되어 안타깝게 준비의 과정을 거쳤던 게 우리의 현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집행력이 확대되었다면 이는 커다란 성과이다. 겉으로 보이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내부가 옹골차게 꾸려져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대회는 성공적인 것이다. 집행간부들의 결의와 구심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이는 성공적인 것이다.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본다.

대회 사회를 본 장 지회장이 어느 때보다도 격앙되어 있었다. 사측의 관리자들이 대회장 근처에서 얼씬거리자 xxx들아, 서른 셀때까지 안물러가면 x여버릴 거야-. 평소 장 지회장의 성품으로는 그런 말이 튀어 나올리 만무하다. 악이 바쳤다는 소리다. 사측의 야만이 온몸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리라. 참가자들은 조금 뜨악했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솔직한 장면이었다고 본다. 악이 바쳐야 한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지 않으면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이므로.

대회가 끝났다. 전교조 교사 풍물패의 앞자락 터잡기로 시작된 대회는 고재성 동지가 뱃노래로 1부의 문을 열고 김용철 고수에 입을 맞댄 이병채의 판소리 한 자락이 깔리면서 본 무대로 이어졌다.  전교조 선생님들이 함께 해주니 이 무대가 빛났다.

구멍뚫은 드럼통 속 장작불이 이글거린다. 날이 추울 경우를 대비해서 집행부가 공단 구석구석을 다 뒤져서 준비한 장비깔판 나무 등속을 태우면서 금속 집행부 20명 남짓이 뒷정리를 하였다. 잔디밭에서는 곽재경 전 민미협 회장 등이 막걸리 잔을 비우고 있고 삼삼오오 담소를 즐기는 사이, 자리가 정리되었다. 무대 방송차량은 광주로 떠날 준비가 다되었다.

최국진 사무국장의 제안대로 모두 원형으로 모여 오늘 행사를 총화하였다. 다들 수고하셨다. 시내로나가서 삼겹살에 소주한잔 기울이자. 의견이 모아졌다. 기독병원 사랑방 식당으로 다시 모였다. 삼겹살에 소중 한잔씩 담고 오늘 대회의 성과를 확인하고 반성점을 회고하면서 결의를 드높히는 자리가 계속되었다. 건배사에서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대회장에서 어둠을 생각했다. 그리고 새벽을 생각했다. 동지들은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다. 동지들이 너무도 자랑스럽다. 두려움없이 한 걸음 더 내 딛자.'

헤어져 돌아오는 길, 자정이 되어간다. 대불의 함성과 작은 전진을 떠올리면서 귀가하는 길, 나는 이충연 위원장 등에 대한 유죄판결로 제 2의 용산참화를 자행한 사법부의 폭거를 생각했다. 대한민국 사법부는 죽었다. 사법부는 다시 사법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근조 사법부. 대불로 들뜬 마음 속 한 켠에 유가족들의 분노와 설움을 되새겼다. 꾸벅 꾸벅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오늘 대회장 곳곳에 걸린 핵심요구안내용은 이렇다.

10.28 대불공단 노동자들의 10대 요구안

1. 임금 원하청 연대책임 제도화
2. 임금지급일을 매월 15일 이내로
3. 직접고용 의무제(최소한 50%)
4. 주 5일 근무(40시간) 노동실시
5. 주 휴일수당(유급휴무) 지급
6. 사회보장(실업급여 등) 확대
7. 공사 도급비 현실화 및 현금 결제
8. 출퇴근(통근) 버스 운행
9. 산재예방 기초 활동 보장-지역(공단)명예감독관위촉
10. 복지 문화시설 확충(응급의료센터-노동복지회관 건립)

-남도택시 간 밤 대표자회의가 도청되었나? 목포시에 대한 강력한 항의를 조직하자는 제안이 논의되었는데 이를 알았는지 시장으로부터 사측에 공문이 전달되었다. 내용은 택시 운송 수익금 전액관리제 이행 촉구, 남도택시 부가세 및 전액관리제 행정지도 요청 회신 등이다.

내용에 의하면 11월 10일까지 사측에 2009년 6월말 현재 7백여 만원을 지급토록 처분했다는 것, 그리고 6-8월 중 근로자가 개인 현금 지급액 중 타 근로자와 동일한 근무일수의 노동조합원 62명에게 차등지급한 세액에 대하여 균등지급절차를 2009년 11월 10일까지 이행토록 행정지도 하였다는 것. 전액관리제에 대하여도 조속한 시일 내에 이행을 촉구한다는 내용. 대표자회의는 대회 현장에서 논의과정을 거쳐 30일 집회를 잠시 유보하였다.

13:00 경 전남도청 앞 김진영 강진의료원노조 지부장님을 만났다. 일인시위 현장. 신입 조합원 2명과 함께 매일 등장한다. 오늘로 일인시위 29일째. 동안 지난 달 월급은 백프로 다 받았다. 싸우니 얻는다. 조합원들이 좋아한다. 도청 관계자들은 기만으로 연속한다. 도지사 면담 약속했다가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 11월초까지 기다리기로했다. 안되면 또 싸운다. 이것이 보건노동자들의 원칙이다. 금요일 쯤 식사를 함께 하자고 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아우에게 (09.11.10) - 한겨레신문 절독 그리고 조창익 2009.11.11 535
282 아우에게 (09.11.09)-정녕 하늘이 두렵지 아니한가? 조창익 2009.11.10 563
281 아우에게 (09.11.08)-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2009 조창익 2009.11.09 601
280 아우에게 (09.11.07) - 고이도 홀로 기행 조창익 2009.11.08 623
279 아우에게 (09.11.06) - 평화의 법칙 조창익 2009.11.07 539
278 형! 이제는 문신부님을 잘 모셔야 할 것 같네요. 전준형 2009.11.06 604
277 아우에게 (09.11.05) - 점입가경 조창익 2009.11.06 500
276 아우에게 (09.11.04)-경찰이 와서 일인시위를 보호해주다 조창익 2009.11.05 533
275 아우에게 (09.11.03) - 우린 오늘도 서 있다 조창익 2009.11.04 525
274 아우에게(2009. 11. 02). 월. 강진의료원 노조 일인시위 47일차-도지사의 물세례 도발을 규탄한다! 조창익 2009.11.03 571
273 아우에게 (09.11.01) - 희망의 무게 조창익 2009.11.02 529
272 아우에게 (09.10.31) - 농주, 전희식 선생 file 조창익 2009.11.01 529
271 아우에게 (09.10.30) - 사법자살특공대, 헌재 조창익 2009.10.31 524
270 아우에게 (09.10.29) - 묵천(墨天) 조창익 2009.10.30 547
» 아우에게 (09.10.28)- 모이자, 뭉치자, 바꾸자, 대불공단 조창익 2009.10.29 586
268 아우에게 (09.10.27) - 기자회견 그리고 콘테이너박스 조창익 2009.10.28 537
267 아우에게 (09.10.26) - 부활, 10.26 조창익 2009.10.27 555
266 아우에게 (09.10.25) - 일요 단상 조창익 2009.10.26 527
265 아우에게 (09.10.24) - 당랑거철 조창익 2009.10.25 461
264 아우에게 (09.10.23) - 별빛 고운 밤에 조창익 2009.10.24 4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