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09.17)-행복한 운동을 위하여

2009.09.18 08:02

조창익 조회 수:524

2009. 09. 17 목요일 맑음

행복

살아있는 나는
새벽 길을 걸을 수 있어 행복하다.
아침 해를 볼 수 있어 행복하다.
상큼한 가을 바람을 느낄 수 있어 행복하다.

살아있는 나는
민주택시 농성장에 울려 퍼지는
투쟁가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
대불산단 빈 하늘에 울려 퍼지는  
출퇴근 선전전에 참여한 젊은 동지들의
우렁한 목소리를
새로운 세상을 향한 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하다.

동지들의 숨결은
원시림 숲속에서 뿜어 나오는
산소덩어리이며
동지들의 눈빛은 인간의 대지를 향한
나침반임을
내가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1. 이 시간 일기를 쓸 수 있는 나는 행복해 해야 한다. 지금 자정이 가까운 이 시간에 대불산단 케이시 천막에는 이제 막 출퇴근 선전전을 마친 동지들이 모여 오늘 총화를 견결하게 하고 있을 터이다. 24 시간 돌아가는 기계음 때문에 밤잠 못 이루는 동지들이 있을 터이다. 남도택시 상운분회 동지들의 뒤척이는 밤에 비하면 나는 복에 겨운 것이다.

1. 점심 시간. 12:30-13:30 1시간 동안 , 전남도청 앞에서는 강진의료원 전·현 지부장께서 목에 칼을 차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임금체불, 전근대적 관리방식, 추태부린 의사 등 총체적 정상화를 외치고 있었다. 도지사가 차일피일 면담을 미루고 있다. 1차로 도지사 면담 성사 때 까지 계속 추진한다. 최소한 추석 전까지. 장문규, 손민원, 윤부식, 최진호, 조창익 등이 합류했다. 시청 국장 말로 사무실 건이 여의치 않다고 발뺌을 한다고 한다. 야무지게 접근해야겠다. 장 지회장이 사온 빙과류 아이스크림 맛나게 잘 먹었다. 매일 점심시간은 여기로 출근해야겠다. 잠깐이라도. 의료원 이, 김 지부장 두 분은 여장부들이시다.

1. 17: 00 택시농성장 상황. 농성 3일째. 유리창에 커다란 인쇄물로 부착되어 있다. 농성장 한쪽에는 가스불판, 전기밥통, 라면 박스 등속이 새살림으로 들어섰다. 쌀도 40 킬로짜리 한 가마가 들어섰다. 동지들 서넛 이서 숙의 중. 광주 택시 상황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 중. 오늘 일부 동지들 7시간 40분짜리 일하러 택시 받아 시내로 나섰다. 한 동지가 라면 박스 영수증을 들고 마트에 전화를 한다. '이거요, 거기서 어제 라면을 사왔는데요, 이제 필요없게 되었거든요. 바꿀려고 하는데, 되지요? 근데 하나 빼가지고 먹어버렸는데 그거 제하고 계산가능하지요?' 가지고 오라는 전화기 속의 반응. 라면을 끓여서 못먹게 하는 사측의 압박이 있었단다. 가스 주유소 인근 건물이기 때문에 취사를 금한다는 전언이 있어 취소하기로 했단다. 난 이해가 되질 않았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진행되고 있단 말인가? 그렇다고 또 이를 받아들인 분회집행부도 무던했다. 어떻게 무슨 말을 해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우 분회장의 얼굴은 언제나 만면에 미소다. 살아있는 하회탈, 미소짓는 각시탈. '돈 있는 놈하고 돈 없는 놈하고 누가 이깅가 한판 붙어보자고 안허요! 한번 끝까지 가 불랍니다!!'  

1. 19:00 전교조 전남지부가 지난 천막투쟁 때 수고하신 연대단체 인사들을 초청하여 식사를 하기로 했다. 현대 아파트 앞 석정 식당에서 모였다. 나는 민노당 정기대대에 참석하기 위하여 먼저 식사를 하였다. 오늘 일정들이 겹쳐 많은 동지들이 참석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나는 이 자리에서 공무원노조 통합과 민주노총 가입 찬반투표 관련하여 경향각지에 있는 공무원들한테 전화 한통이라도 돌리자는 제안을 했다. 민택과 케이시 상황도 보고했다. 허겁지겁 밥을 먹고 먼저 일어섰다.

1. 19:30 민노당 목포시위원회 정기대의원 대회. 축사에서 나는 민주노총의 진보정당통합결의문 채택 문제를 언급했다. '진보정당의 분화와 분열과정은 우리 운동진영의 실력이고 한계이지만 일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현실태를 인식하고 요동치며 나아가고 있는 진보정당운동의 근본적 성찰과 역동적인 전진에 민노당이 제 역할을 다해주었으면 한다. 동지들이 현장정치, 생활정치, 골목정치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모범이 되길 바란다. 모든 투쟁의 현장 형제애보다 더 진한 동지애로 새로운 진보를 일구어가자. 동지를 사랑합니다.' 2010 임시후보 군이 발표되었다. 백-규, 이-인, 여-두, 그리고 허-민. 승리해야 한다. 감사보고서를 검토하고 토론이 진행된다. 어려운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대의원들의 조직사랑이 느껴진다. 하반기 사업계획 검토, 결의문 채택 등 시간이 흘러갔다. 박승희 열사 추모비 건립위원회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다. 상세하게 통보받지는 못했지만 동의할 수는 있다.

1. 진보신당 최송춘 위원장한테 민주택시, 케이시 상황 설명하고 연대투쟁을 부탁하였다.

1. 용산참사 실무진행상황을 점검하였다. 확성기에 문제가 있다. 케이시에서 대여하는데 난색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알아보라고 조 사무처장한테 말했다. 진호와 상의해서 준비하라 했다. 걱정이다. 얼마나 모일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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