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에게 (09.09.26) - 유구무언2009.09.27 03:29 2009. 09. 26 토요일 맑음 용산 2 서울역- 당신들의 투쟁을 그저 지켜만 봅니다. 용산의 아픔, 용산의 절규 그저 몸 편히 앉아 사진 몇 장 보는 것으로 투쟁을 대신합니다. 미안합니다. 동참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온 종일 마음이 무거웠다. 용산 유가족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목포는 용산투쟁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였고 조직적으로 투쟁을 조직하지도 못하였다. 민중연대 민주노총 활동가들, 에너지가 집중되지 못하였다. 나름대로 용을 써봤지만 결국 가라 앉아버렸다. 각종 회의, 개인적 연락 등을 통해 조직해보았지만 한계가 드러났다. 나도 기운이 빠져버렸다. 지난 주 평화광장의 소규모 집회에 미안했고 허언이 되어버린 오늘이 부끄러웠다.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함부로 해선 안될 일이다. 청해진 식당 앞에서 손잡고 서울로 서울로 올라와서 추석 전까진 꼭 문제를 해결하자던 유가족의 안타까운 발걸음이 눈에 밟힌다. 용산이 어찌 유가족의 문제만이더냐. 말로만 하는 운동이 운동이더냐. [용산참사해결을위한 목포시민연대]라는 이름으로라도 특화해서 접근하고, 개인적 고민에서 끝나지 않도록 조직하면 좋겠다.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밤 시간, 이수호 선생의 '나의 배후는 너다' 시집을 읽었다. 도종환 님의 평설을 주의깊게 살폈다. 이론과 실천, 분화와 분열, 이념과 휴머니즘, 운동과 권력, 가르침과 배움의 미학이 담겨있다. 그의 고뇌가 읽혀진다. 진솔한 성찰에 나는 고개숙인다. 참먹을 가니 방안에 묵향이 가득하다. 지난 815 투쟁 때 전국언론노조에서 나누어준 '언론악법 폐기하라!' 글씨를 임서하였다. 비슷하게 쓰는 재미가 있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문구도 동시에 써보았다. 서산대사의 시, 답설야중거- 도 다시 써보고, '목포장애인부모회' 도 썼다. 어제 오후녘 김성동 동지가 와서 '목포청소년동아리 예그리나' 횡서, 종서 두 장을 가져갔다. 나는 부족하지만 마무리해야겠기에 그냥 넘겼다. 나무로 전각해서 현판식을 하겠다고 한다. 사뭇 조심스럽다. 댓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