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문익!
지난 3월
동지들에게 이런 글을 올렸다.
7월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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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님,

  

오늘 점심시간에 말이죠

학교 근처 식당에서

한 명의 택시 노동자

두 명의 타워 크레인 노동자 동지들과

김치 찌개 점심 밥상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2300원 기본요금 올라버려 손님 뚝 떨어진 상황

주요고객 학생들 부담 된다 안 타고,

일철에 접어들어 섬 사람 신안 손님도 줄고

  

사납금 팔만 칠 천원 채우느라

새벽 밥에 물 말아묵고

으득으득 이빨 갈고 꼬집어가며

빙빙 도는 아스팔트 길

  

아-

오늘도 한 눈 팔지 아니하였으나

사납금 못 채워 월급 72만원서

제하고 나면

무얼로 딸 아이 학원비 내야하누

  

쥐꼬리만한 임금인상분 단협안

몇 번이나 거부하는 사측

참 야속도 야속하다

중재도 소용없고 지노위도 필요없고

고발장으로 정면돌파

오늘 노동부가 출석요구

밥 먹고 나가봐야 한답니다.

  

100 미터 200 미터

고소공포증도 생활 앞에서는 친근한 벗

가도 가도 끝없는 철판 계단

‘걸어서 하늘까지’가 노동조합가인 조직

타워크레인 서 지회장

4월이면 조합원 태반이 실직, 실업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작년,

재작년 도청 앞 콘테이너 박스

천막치고 파업 할 제

그 깃발 찬란했습니다.

스프레이로 휘갈겨쓴 붉은 글씨 ‘노동해방’

펄펄 살아 허허벌판에서

호령하고 있었습니다.

생존을

노동을

인권을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삭풍에 휘청거리던 타워크레인 꼭대기

외로운 고공농성

도청 앞 고층 아파트 고급 빌딩 속 시민들

벽돌 한 장 한 장에 새겨진

이들의 생존을 건 투쟁을 알기나 할까요

  

며칠 전

필리핀 노동자 알멜 씨

한국인 사업주가 야박하게 내팽개친 이주노동자

그 큰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습니다.

불법 딱지에 저임금에

그나마 실직 두 달 째

학교 급식소에서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대불산단 이주노동자 열에 여섯이

실직에 직면해있거나

이미 실직 상태

어그러진 코리안 드림에

막막한 귀향길

학교 청소라도 안되겠느냐며 그 간절한 눈빛

  

난 그를 일일보조교사로

몇 시간만이라도 수업 시간에

함께 들어갈 요량을 하고 있습니다.

내 봉급을 헐든지

학교 교육비에 신세지든지.

언발에 오줌 누는 격이지만

그와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필리핀 이야기를

이주노동자 이야기를

그의 입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들려줄 요량입니다.

하여

대불산단을 말하고

노동의 가치를

연대를

인권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가 수락할지 모르겠습니다.

  

선배님,

요즘 제가 만나는 노동자들은

이렇듯 힘든 처지입니다.

  

케이티 노조 정 지부장은 구조조정 앞에서

어떤 동료, 누굴 잘라야하는지를

논의해야한다고 했습니다.

  

화물연대 나 지부장은 사측이 약속을 어긴다며

다음 주부터 삼학도에서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보험노조 이 분회장은

강진의료원, 골롬반 병원 투쟁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을 버리고 한국노총으로

입적해버린 두 명의 신입 노조원들이

야속하기만 합니다.

파업투쟁으로 단련된 조직이지만

아직도 해고노동자들이 즐비하고

갈 길이 멀기만 한데

애가 탑니다. 분회장 동지-

  

전기원노조 김 지회장은 동부 중부가 잘 안돌아

서남권 부담이 크다며

‘무정전협의회’ 같은 유령 사용자 단체 만들어

단협안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자신의 요구안만 밀어붙이는

사측에 적개심을 표시합니다.

또 다른 투쟁의 시작입니다.

  

전선은 이렇듯 도처에 꿈틀거립니다.

살아있는 노동전선-

우리의 노동현실입니다.

  

하지만

선배님,

잘 보이지 않으나

진군합니다.

보려 하니

보입니다.

  

건강한 행진이

꿈틀꿈틀-

믿음직한 노동행렬이

뚜벅뚜벅-

그들의 발걸음 소리가

장중한 베토벤 교향악입니다.

  

아름다운 노동이

온 세상이

뭍 생명이

서로 껴안고

삶의 교향악으로 번져가는 꿈

혁명으로 익숙해지는 꿈

손 놓지 않고 천천히 걸어가렵니다.

오늘도

내일도

  

2009년 3월 10일 원래 ‘일제고사 투쟁’일을 넘기며 조창익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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