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1.18) - 함께 걷는 길

2009.11.19 07:36

조창익 조회 수:561

2009. 11. 18. 수. 맑음

함께 걷는 길

-가장 아름다운 관계는 지향의 동일함이라고 했던가. 오늘도 동지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가장 낮은 곳에서 몸부림치는 동지들이 있다. 마음과 마음을 묶어내며 세상 변혁을 위해 발로 뛰는 동지들이 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뛰는 사람, 함께 걷는 이들, 이들로 인해 우리는 행복하다.

-새벽공기가 다행히 온유하다. 요 며칠 동안 비도 내리고 바람도 차고 해서 농성하는 동지들 걱정이 많다. 나는 따순 방에서 몸 뉘이면서 이런 말만 하는 것이 가소롭기까지 하다. 농성 65일째, 택시 동지들은 지금까지도 씩씩하게 잘 버티고 있다. 예닐곱 시간 돌고 와서 타코미터기 기록부를 분회장한테 제출하고 두리번 두리번 아까 숨겨놓은 횟감을 찾아내는 한 동지가 터-억 앉아서 소주 한 잔 걸쳐야 다음 날을 준비하는 것이니 다들 모여라 하니 삼삼오오 떼를 짓는다.

공동체다. 삶의 공동체. 철도동지들의 구호가 '삶과 투쟁의 공동체'다. 동지들의 조끼에는 그렇게 인쇄해서 박고 다닌다. 삶과 투쟁의 공동체. 참 듣기도 좋고 보기도 좋다. 택시 동지들이 공동체로서 견고한 관계망을 유지하고 강화할 수 있는 것, 얼마나 아름다운 과정인가. 투쟁이 가져다준 과정적 결실. 우리는 미래를 이렇게 다지며 하루를 보낸다.

-. 점심 시간이 되자 간 밤 정우태 의원 생각이 나서 한 끼 단식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무심코 식당으로 향하고 있었다. 제자인 학교 요리사가 준비한 식탁, 오리탕에 각종 반찬이 걸다. 나는 반찬 없이 국수 한 그릇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후딱 먹어치우고 올라왔다. 한쪽은 열심히 먹어가면서 싸우고 한쪽은 단호히 굶어가면서 투쟁한다. 또 다른 사람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시늉만하는 것 같다. 모든 투쟁을 다 함께 할 순 없는 거겠지.

강진의료원 김진영 지부장이 난생 처음으로 단식투쟁 중인데 속이 먹먹해진다. 이들 동지들의 투쟁이 용산참화 해결을 촉구하는 단식투쟁과 더불어 이 시대의 중심부에 오똑 서있다.

-. 이 시대 대문호이신 소설가 조정래 님의 40년 자전에세이『황홀한 글 감옥』을 인터넷서점 알라딘을 통해 주문했는데 오늘 도착했다. 마르크스의 자본론 1권, 백기완의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고은의 '오늘도 걷는다', '개념의 숲', 전희식의 '똥꽃', '아궁이 불에 감자를 구워먹다'. 이수호의 '나의 배후는 너다', 이순신의 '난중일기', 박두진의 '가을절벽' 임화의 '다시 네거리에서' 르몽드디플로마티크, 한겨레 21 등등의 서적들이 내 책상위에 놓여있다. 최근 몇 달동안 가까이 두고 발췌독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황홀한 글감옥]이 동참했다. 부자가 된 느낌이다. 동시에 빚쟁이 쫒기 듯 하는 마음도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조정래 님은 말한다. 후학들이 좋은 글 어떻게 하면 잘 쓰느냐? 물어오면 이렇게 대답한다. 다독, 다작, 다상량-. 구양수의 구태의연한 처방법인데 그는 이를 고쳐 다독, 다상량 그리고 마지막에 다작이라고 순서를 바꾸어 권한다. 덧붙여 왕도는 없다고 충고한다.

우리에게 좋은 운동법이 있는가? 3다의 범위로 조탁한다면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 궁리해보자. 3다, 3다- 라.

*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이 교원평가 수용론을 다시 밝혔다. 학부모, 학생들의 평가의 틀을 열고 협의체를 뛰쳐나오지않겠다고 공언하였다. 우려가 된다. 싸우러 들어가는게 아니라 협의하고 합의하러 들어갔다는 명분을 앞세운 모양이다.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협의체로서의 위상에 걸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일까? 협의체 운동하다가 안되면 뛰쳐나올 수도 있는 것인데 끝까지 협의의 틀안에 머물러 있겠다는 '착한(?) 전교조' 이미지  구축에 너무 의식한게 아닌가 싶다. 그의 고뇌가 읽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정진화, 정진후 집행부의 무기력한 대응에 현장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교원평가 여론의 반전을 위한 투쟁의 조직이 필요한데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정당하고 절절한 투쟁이 생략되는데서 오는 것일수도 있는데-.  교원평가가 전면화되면 그때 가선 어느 누구도 자유롭지 못한데 한숨만 절로 난다. 참 큰일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아우에게 (09.10.29) - 묵천(墨天) 조창익 2009.10.30 565
222 아우에게 (10.02.04)-환영!! 목포시환경미화원 투쟁 잠정 합의! 조창익 2010.02.05 565
221 아우에게 (09.09.16) - 격차, 라면과 횟집 사이 조창익 2009.09.17 566
220 아우에게 (09.08.28)-교수 시국선언 파면, 성화대학 규탄한다! 조창익 2009.08.29 568
219 아우에게 (10.02.03)-규탄!! 전남도교육청, 교육과학부! 고재성 교사 감봉 2개월 징계 - 조창익 2010.02.04 570
218 아우에게 2010.04.16.금.맑음 - 변화 혹은 변절 조창익 2010.04.17 571
217 아우에게(09.07.20)-영산강 지키기 조창익 2009.07.21 572
216 아우에게 (09.09.19)-21세기 사회주의, 베네수엘라 산디노, 로돌포 동지 조창익 2009.09.20 572
215 아우에게(09.07.27)-천막 그리고 자본론 조창익 2009.07.28 573
214 아우에게(2010.03.03) - 춘래불사춘 조창익 2010.03.04 573
213 아우에게(2010.03.22) - 새 하늘 새 땅 조창익 2010.03.22 573
212 아우에게 (09.09.08) - 삶과 투쟁의 공동체, 철도노동자 경고 파업 조창익 2009.09.08 576
211 아우에게 (09.10.26) - 부활, 10.26 조창익 2009.10.27 576
210 아우에게 (10.01.29)-사람 죽이는 노동행정/고 강종구 님을 추모함 file 조창익 2010.01.30 577
209 아우에게 (09.09.21) - 그리고 장효경 선생의 생일잔치 조창익 2009.09.22 578
208 아우에게 (09.11.09)-정녕 하늘이 두렵지 아니한가? 조창익 2009.11.10 578
207 아우에게(2010.03.18)- 목포 교육 연대 출범에 즈음하여 조창익 2010.03.19 580
206 아우에게 (10.02.08)-농무(濃霧) file 조창익 2010.02.09 581
205 아우에게(09.07.29)-다시 평택에서 조창익 2009.07.30 584
204 아우에게 (09.11.13) - 모래성 조창익 2009.11.14 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