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0.31) - 농주, 전희식 선생

2009.11.01 02:27

조창익 조회 수:529



2009. 10. 31. 토. 맑다가 흐림

전희식 선생 홈페이지를 방문하다.

문익아!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세월이 참 빠르다.
오늘 우연히 전희식 선생의 홈페이지를 방문했어. http://nongju.net
몇 해 전 한겨레신문에 너 떠난 슬픔을 애절하게 기록했지. 그 분의 글을 다시 읽으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작년인가, 전 선생께서 '똥꽃'이라는 책을 펴내셨지. 치매 어머님을 모시고 살았던 나날을 기록한 글이지. 세인들의 주목을 받자 방송에서 그를 초청하여 강연을 하게 되는데, 그는 효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라 하니 염치없다고 고백하지. 솔직하게 모친께서 아프실 때 곧바로 달려가지 못하고 가서도 한 두시간 있다가 돌아와야 했던 자신의 처지에서 '효'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는 것이 쑥스럽다고 말했지.  그의 '아궁이 불에 감자를 구워먹다'과 '똥꽃'을 함께 구매하기로 하고 알라딘에 신청하였다. 너의 장례식장에서 가부좌하고 지그시 눈을 감으신 채 밤새 네곁을 떠나지 않으셨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며칠 후 한겨레 신문에서 그의 이름을 만났었지.

그의 글에 네가 언젠가 말한 야마기시 공동체 이야기가 나오고 영성수련에 관하여 언급이 되어 있다. 교육노동연구회 강연에서도 넌 스피노자를 언급하며 조직 활동에서 영성을 강조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너의 은사이자 동지이신  김의수 교수의 귀한 글도 다시 읽었다. 참 따사로운 분이시다.
문규현 신부님의 조사, 애통해하시던 모습 눈에 선한데 용산 단식으로 병석에 누워계시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최종수 신부님의 조시, 최 신부님은 지금 안식년 중이신데 진안 산골마을에 귀농활동을 하고 계신다. 가끔 편지로 사랑방소식을 전해오신다. 최 신부님.

귀한 분들,
다시 떠오른다.
오늘 시월 마지막 날, 밤에-

요즘 시간에 떠밀려 낭떠러지에 서 있는 기분.
등 뒤에서 막 밀어대네. 그 무언가가.
답답하고 깜짝깜짝 놀래기도 하고.
누굴 만나면 뭔가 속이 좀 풀릴까?

문익!
널 만나야하는데.
널 만나면 세상사가 훤하게 보일텐데.
다시 힘받고 삶 터로 돌아갈 터인데.
보고 싶다.
잘 있지?
지금은 새벽 3시야.
11월이 되어 버렸어.
잠이 안와-
네가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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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10월 31일 저녁-

- 오후녘 남도택시농성장이 왁자하다. 간 밤 장주선, 박오철 동지가 왔을 때 컵라면을 몇개 먹어버려서 가게에 들러 라면 한박스를 사가지고 들어가는 중이다. 조합원 네 분이 계시고 시간이 한참 흘러 우 분회장께서 들어오신다. 뭔가 말하다가 고성이 오고 간다. 상황이 궁금했던지 사측 밀대(?) 한사람이 와서 고개를 쑥 내민다. 건장한 조합원이 '여기 어떻게 들어왔느냐, 나가라!' 호령하니 슬그머니 몸을 빼내며 아래층으로 꽁무니를 숨긴다.

조합원들은 지금 사무실을 빼라는 사측의 요구에 대하여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침탈에 대비하여 비상근무조를 짜가지고 지키고 있는 중이다. 1차조에 배정되어 오전 근무가 끝난 동지들은 저녁시간에 잠을 청해야 한다. 전액관리제에 대한 이견도 존재하는 듯 하다. 그럴 터이다. 다수는 전액관리제, 소수는 현재 사납금제도를 선호한다.

사측은 지금 상조회와 노조분리 음모가 좌절되자 충격이 클 터이다. 하지만 그들은 또 다른 카드를 준비중일테다. 우리도 지금 비상근무하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상조회 관련하여 빚이 9천여만원에 이른다. 묘한 제도인데 사실 조합원의 일부는 개인택시를 나가야 하는데 경미한 사고라도 있으면 아니되므로 상조회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온 부분을 사측에서 교묘하게 역이용하여 택시노동자들의 목줄을 죄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다른 회사는 남도와는 달리 상조회비를 내기는 하되 사고가 나면 회사가 전적으로 책임져오는 형태다.

그런데 유독 남도만은 상조 회원들이 오십퍼센트, 사측이 오십퍼센트 부담해왔다. 사고차량 수리하는 서비스센터와 사측이 내밀하게 짜고 본래 처리비보다 높게 책정하여 일정금액을 서비스센터와 주인이 나눠갖는다는 의혹이 있다. 노동자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일년이면 최소 3억을 번다는 사장들은 노동자들이 마치 노예인듯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렇게 느끼고 있다.
적대의식이 매우 강하게 되었다. 상호존중의 자세가 갖추어 지질 않았다. 언제 이 지독한 싸움은 끝날 것인가?

깜깜한 밤거리, 임성-목포시내 간 고가 다리는 여전히 쓸쓸하다. 차안에서는 '민들레처럼' '바위처럼' 투쟁가가 울려퍼진다. 하나는 촥 가라앉게 하고 하나는 힘 솟구치는 노래다. '민들레처럼'은 문익이 니 생각으로 눈물을 나게 하므로 가급적 피하기로 했다. 가을 밤바람이 휭허니 폐부를 훑고 지난다. 아 - 가을이다.

-철도 김 지부장과 통화했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다수가 파업에 찬성하고 결의를 높이는 투쟁을 조직 중이다.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그의 목소리에 피곤이 묻어난다. 편히 쉬시라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도 파업 준비중이다. 다시 파업의 계절이 다가온다. 11월 7-8일 전태일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다가온다.

-전기원노조가 부주산 뒷 운동장에서 전기원노동자총회를 가졌다. 끝나고 나서 남도농성장에 라면 다섯 박스, 소주 한 박스를 가지고 왔다. 연대의 모습이 보기에 좋다. 다음 주엔 타조직의 연대방문을 총화해야겠다. 연대활동은 노동운동의 필수유지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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