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09.08.10) - 꿈속의 섬진강

2009.08.11 15:27

조창익 조회 수:553

꿈속의 섬진강

아우야!
내 아우야!
입추도 지났건만 땀에 흠뻑 젖은 날
아우가 보고파 기억 속 섬진강을 찾았다.

강 자락 굴곡진 노변에는
지리산이 토해내는 희부연 안개 숲속 사이로
빨래줄처럼 가느다란 나무꾼 행렬이 그림처럼 이어지곤 했던
유년시절이 있었지.

우린 원두막에 앉아 쉬다가
멱이라도 감을 양이면
참외 수박 섬진강에 던져놓고
가파른 길 미끄럼타고 내려가 물장구치곤했지.
쏘가리, 껍쩌구, 참게, 대사리, 뱀장어
그리고 은어들의 천국

가지 말았어야 했을까?
상-전-벽-해-
섬진강은 유년의 기억을 깡그리 지워버리고
쓰레기 매립장으로, 혹은 늪지로
그리도 곱던 포물선 언덕들은
인공제방의 성채로 변신한 채
강을 공격적으로 호위하고 있었지.

불볕 아래
섬진강 기차마을 관광열차가
돈 연기를 뿜어내며 지리산 옆구리를
이리 핥고 저리 핥고 다니는 사이


가만히
니 손 잡고
현기증 나는 거리로
다시 돌아와 앉았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23 아우에게 (09.09.30) - 아리랑 고개 2009-1 조창익 2009.10.01 510
222 아우에게 (09.10.01) - 바로 나 일수도 조창익 2009.10.03 497
221 아우에게 (09.10.02)-달이 떴다. 조창익 2009.10.03 470
220 아우에게 (09.10.03) - 하늘이 열린 날, 문익에게 조창익 2009.10.04 496
219 아우에게 (09.10.04) - 다시 출발선에 서서 조창익 2009.10.05 462
218 아우에게 (09.10.05) - 어떤 회상 조창익 2009.10.06 505
217 아우에게 (09.10.06)- 가을 투쟁/몹쓸 일제고사 조창익 2009.10.07 522
216 아우에게 (09.10.07) -가을 농성 조창익 2009.10.08 514
215 아우에게 (09.10.08) - 공황 그리고 출구 조창익 2009.10.09 526
214 아우에게 (09.10.09) - 추모, 만추를 향한 만취 조창익 2009.10.10 590
213 아우에게 (09.10.10)-휴휴 조창익 2009.10.11 482
212 아우에게 (09.10.11) - 전전긍긍 조창익 2009.10.12 494
211 아우에게 (09.10.12)-다시 처음처럼 조창익 2009.10.13 526
210 아우에게 (09.10.13)-천관산 2009 조창익 2009.10.14 512
209 아우에게 (09.10.14)-일제고사 채점위원 차출거부선언 조직해야 조창익 2009.10.14 466
208 아우에게 (09.10.15)- 삭발 file 조창익 2009.10.16 494
207 아우에게 (09.10.16) - 노동부 방문, 지청장 면담 조창익 2009.10.17 500
206 아우에게 (09.10.17) - 무안 해제 양매리 농활 조창익 2009.10.19 515
205 아우에게 (09.10.18) - 잡사에 끓는 상념, 차 한잔에 담아 마시우고 조창익 2009.10.20 529
204 아우에게 (09.10.19)(월) - 어느 가을 날의 행진 조창익 2009.10.20 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