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문익!
조석으로 바람이 선선하나 햇살은 뜨거웠던 하루였다.
글 쓰는 지금 편두통이 심하다.
언젠가 니가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두통을 호소하던 때가 떠오르는구나.
신체 리듬이 불규칙했는지 모르겠다. 함부로 몸을 놀려서일까?

장면 1-교육감 관사 앞 시위 (08:00-09:00)

그러고 보니 아침 거르고 08시 교육감 관사 앞에 나란히 선 동지들의 행렬에 결합했었지. 아침 바람은 선선하게 불고 뒷머리에 따가운 햇살이 쏟아지고 있을 때 최 동지가 그런 말을 했다. 이런 때 감기들기 쉽다고. 조짐이 보인다. 한 시간 가량 일인시위 대들이 고생하는 사이, 정 지회장은 연신 전화를 돌리고 있었다. 시국선언 응답 미확인자 12명이 지회 소속이라며 다시 확인하여 묵비권으로 돌린다는 것. 광헌 형은 광양 옥곡에서 전화를 받는다. 자전거 기행, 최규상 선생이랑 어제 출발하여 신나게 부산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교육감이 우리 일행을 명예훼손인가 뭔가로 고발했다는 전언. 민중연대 이름으로 된 피켓 내용을 걸었다는 것인데 아무리 보아도 정치적 제스추어같다. 72세 노구로 다시 4년의 교육감을 꿈꾼다는 내용이 정치적 공격으로 보였을 지 모르지. 신선식, 최성, 최진호, 정찬길, 최현우, 전봉일, 최강록, 박춘환, 조창익 등이 함께 했다.

장면 2-병원(09:40- 10:20)

정밀 검사한다고 아침을 걸르라는 의사말씀에 따라 나갔지. 그러고 보니 약을 거른지 며칠이 지났다. 사람마다 병 하나 둘쯤 몸에 달고 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병이 친구지. 대수롭지 않게 보내는 나날, 몸을 사랑해야지. 약도 먹어주고. 아껴야지. 그래야 오래가지. 몸한테 미안하지 않게.

장면 3 - 6.15 공동위 대표자 회의/식당(12:00-14:00)

좌우스펙트럼, 종류가 다양하다. 민주노총, 민중연대, 환경단체, 모범택시, 청년단체, 한국예총, 자유총연맹이 함께 들어있다. 재미나는 모양새다. 명부를 보니 민주노총 대표인 내 이름 아래에 민주당 박지원 국회의원이 대표자로 명기되어 있다.  해마다 관 지원으로 6.15 관련 8.15 행사 진행해왔는데 작년부터 경색되어 615단체가 민주전선에 서게 되었다. 탄압이 거세지니 몸 사리는 모양이 연출된다. 사업이 몇 개 올라왔는데 그 중 강연회는 통과되고 목포역 앞에서 을지훈련 반대 기자회견 일인시위 등은 신중론이 제시되어 민중연대가 진행하면 이름은 빌려준다로 결정되었다. 한참이나 기자회견 그거 몇 안되는 사람이 나와 하다보면 효과도 없고 등등 해서 부정적인 의견이 대두되다가 그래도 정체성을 찾아가자라는 입장이 제시되어 토론이 진행되었다. 가장 넓게 포진되어 있는 조직, 세상을 바꾸는 데는 이런 조직도 소용되는 날이 오겠지, 언젠가는.

장면 4-이발소(15:00-16:00)

오랜만에 들렀다. 두달이 넘었을까? 반겨하신다. 시민이발소. 서민이발소던가? 선창가에 자리잡은 허름한 이발소 아저씨가 맘에 들어 벌써 여러 해 단골이다. 그는 손 기술도 좋아서 안마 치료사이기도 하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눈이 넓어진다. 해군 출신으로 연금생활자이시다. 그의 당당함이 좋다. 늘 배운다. 겸손함과 따스함을. 시원하게 머리도 수염도 깍았다. 여름 한철이라도 짧게 해야지.

장면 4-지부 임원/집행간부 간담회(18:20-21:30)

존경하는 ㄹ 동지.
아직도 분을 삼키지 못하고 있다. 평택 투쟁에서 밀려 퇴각하는 장면만 생각하면 끓어오르는 굴욕감에 몸서리치고 있다. 물대포에 직선으로 맞아가면서도 물러설 수 없었던 자존심인데 몸을 돌려 쫒기는 모양새에 치욕이 가라앉질 않고 있다. 죽을 각오를 언제든지 하고 살고있다고. 그리 생각하면 걸리는게 하나도 없다고. 경찰차에 끌려가면서도 반격을 꿈꾸었던 오십대 초반 그의 걸쭉한 무용담은 장길산이나 홍길동 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동학의 김개남.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존경하는 ㅂ 동지.
에프원 자동차경기장 덤프 작업 중. 요즘은 해달라는 대로 다 들어줘버려서 조직에 보탬이 안된다고 농반진반 말한다. 싸움을 조직해서 흩어져 있는 조직원들 다시 꾸려보겠다는 궁리를 하고 있는데 사용자측에서 미리 알고 있는지 전혀 다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질 않는다. 요구사항이 다 관철되니 좋아해야하지만 참 난감하다고 말한다. 그는 말한다. 이번에 싸울 때는 천막 옆에 진짜 관 짜놓고 할 거라고. 죽음을 각오하면 세상이 환해진다고.

난 이동지들과 함께 있으면 역발산기개세가 따로 없구나 하는 당찬 포부가 생겨난다.

장면 5-교육청 천막(21:40-22:50)

한국병원에 입원해있는 김현우 철도지부장을 문병하려다가 꺼려한다는 말을 듣고 천막으로 향했다. 오늘은 영광차례. 황인홍 지회장, 하승균(?) 사무국장 두 동지만 앉아있다. 대불에서 금속지회 동지들이 다녀갔다는 전언. 임금체불관련하여 이런 얘기 저런 얘기하면서 노동현장에 대한 상황공유를 하고 분노를 확인하는 시간들. 박해영 동지도 내려오려했으나 따님이 다쳐서 오지 못했다고 해서 전화를 해보니 연락이 안되었다.

집에 들어서니 '태양을 삼켜라' 드라마가 상영 중이다. 이 글을 다 쓰고 나니 편두통이 조금 가셨다. 글쓰기가 약효가 있다. 누우면 다시 아프려나. 내일 아침은 상경투쟁 때문에 정찬길 지회장이 없다고 대신 부탁을받았다. 민주노총 차례. 교육감 관사 앞 시위 조직. 내일 영산호에 떠오를 태양 떠올리며 투쟁 콘베어벨트에 실려 오늘 하루도 이렇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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