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0.24) - 당랑거철

2009.10.25 07:04

조창익 조회 수:482

2009. 10. 24 토. 맑음

당랑거철

새벽, 문 신부님의 쾌유를 비는 절을 올렸다. 108배를 다 못하였으나 신부님의 회복을 빌고 또 빌었다. 3천 쪽 짜리 자료를 공개하라는 사법부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법을 농단하고 있는 초법, 위법의 대명사, 검찰은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이충연 위원장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가슴치고 통탄할 일이다.

"용산4지역 철거민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망루투쟁을 사수토록 한 주범으로 화재 피해의 책임이 중하다. 또한 법정에서 책임 회피적인 진술을 하고 재판거부 등으로 법정소란을 야기했다. 그러나 사망한 故 이상림씨의 유족임을 고려해 이충연에게 징역 8년을 구형한다"

나는 이를 바꾸어 아래와 같이 구형한다.

'사람이 여기 있다. 살기 위해 망루에 올라온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주범은 어디 있는가? 이는 살인 사건이며 그 책임이 중하다. 또한 재판부에서 판결한 3천 쪽 수사 자료 공개를 거부하는 등 헌법을 유린하고 농단했다. 그러나 당신들도 공화국의 일원임을 고려해 검찰, 경찰, 서울시장, 현 정권 책임자들에게 사람의 이름으로 징역 00년 중형을 구형한다.'  

역사는 다시 심판할 날이 온다. 반드시 이는 재심의 사례가 될 것이며 사법 사상 가장 치욕스러운 재판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권력이란 당장의 정치를 위하여 자신의 손에 피묻히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급기야 그 피는 장강을 이루고 분노의 파도가 되어 살인의 추억에 잠겨 있는 자들을 정의의 이름으로 다시 심판하리니. 정녕 두려워할 일이로다.

맞다, 당랑거철!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멈추려 허세를 부리다. 용산문제에 관한 한, 검찰과 현 정권은 당랑거철의 형상이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거침없이 전진한다. 느린 듯, 멈춘 듯 하지만 잔잔하게 혹은 격정적으로 수레바퀴는 굴러간다. 수레바퀴를 누가 굴리는가?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민초다. 대중이다. 쥔 자와 가진 자에게는 힘없고 분열되어 있고 이기적이고 못나 보이지만 이들의 각성은 역사 진보의 배후가 된다. 대중의 법 감정은 검찰과 정권의 행태와는 참으로 거리가 멀다. 상식을 벗어나도 한참 벗어나있다. 이를 바로 보지 못하는 순간 비극은 시작된다. 마치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아설 수 있는 것처럼 착각하기 쉽게 된다. 결국 자신의 몸이 짓뭉개질 때라야 깨닫게 된다.

민초들은 바람이다. 보이지 않고 드러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질풍노도? 이는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역사의 법칙으로 일어나는 자연현상이다. 잔잔한 바람이 폭풍으로, 광풍으로, 양질 전화되는 것은 참으로 순식간이라는 것을. 변곡점에 달하면 역사는 뒤집어지리라는 것을. 그때는 용서가 없어져 버린다. 이제라도 민초들이 끌고 가는 수레바퀴의 위력을 바로 보고 정의로운 길을 택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전략임을 그들이 깨닫게 될까?



내 동생, 내 동지, 주탁이

금방 주탁을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이다. 이미 자정이 넘었다. 밤 9시에 날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내려왔다. 찻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담소하고 노닐다가 11시경 남도택시농성장으로 옮겼다. 주탁이가 동지들 주겠다며 삼성아파트 닭집에서 20분간 기다렸다가 따끈한 닭튀김을 사가지고 갔다. 조직국장 등 대 여섯의 동지들과 파안대소하고 가을 밤을 즐겼다. 곽 동지의 몸매는 일본 스모선수 뺨친다. 장한 몸이다. 차량 운행하는 경험담 등을 나누는 그에게 듬직한 사람냄새가 난다. 한 사람 한 사람들의 눈매가 그렇게 선하다. 강진 의료원 동지들이 1 인시위를 통해 이번 달 월급을 다 받았다고 말하니 눈이 커진다. 경계 넘어 승리의 사례가 필요하다. 이들의 고초를 함께 느끼고 나누는 것이 행복이다. 투쟁이 행복을 낳는다.

주탁이는 나를 기어코 집에까지 다시 데려다 주고 빛고을로 향했다. 1시가 넘어 도착할 것이다. 오늘은 도착전화하지 않고 바로 잠자리에 들겠다고 말한 그가 사랑하는 내 동생이 된지 오래다. 피붙이같으니 형제이고 지향점이 같으니 귀하고 소망스러운 동지다.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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