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2010.03.09) - 어떤 길

2010.03.10 01:56

조창익 조회 수:521





2010.03.09.화.흐림



길을 떠납니다.
일제고사 막는 힘 보태려 가는 길,
내 힘으로
우리 힘으로
일제히
힘을 모아보자고
떠나는 길

실낱같은 희망 한 자락
흔적이라도 남길 수 있을까싶어
떠나는 길

숱한 희생이 만들어낸 새 길
벌써 푸른 창공에
나있는 번듯한 투쟁의 길

길을 떠납니다.
유배 받은 동지들
찾아 떠나는 길,

아-
먹가슴에
하염없이
안개 비가 내립니다.
새벽 눈꽃으로
동지들이 달려옵니다.


-연가를 내고 나는 순천을 향했다. 영산강 하구둑을 건너다 담배를 꺼내 물었다. 흑산도의 고재성 선생은 감독 못하겠다고 미리 말했다는데 어찌 하고 있는지? 내가 순천 건너간다고 하면 바다 가르고 건너오겠다던 그. 약산도의 조원천. 나로도의 강복현 그리고 넙도로 발령난 순천 하나병원의 신선식. 동지들 생각에 맘이 쓱쓱 아려왔다. 이규학 지회장의 전화음을 타고 순천교육청 앞 기자회견장 마이크 소리가 울려퍼져왔다. 도착할 즈음 회견은 거의 끝이 나고 민주노총 장옥기 본부장과 박주승 사무처장 등 집행간부들이 삼삼오오 날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해 명예퇴임을 하신 박종택 전 지부장이 반가운 얼굴로 날 맞이해주셨다. 박종택, 장옥기, 박주승, 이규학 동지들과 나는 가까운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일제고사, 교육감선거, 지방선거, 힘찬 투쟁의 전개, 새로운 세상에 대한 청사진 등을 화제로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며 한 시간 남짓 한담을 진행했다. 장 본부장이 의례 엄숙하고 비장한 각오를 피력하고 박종택 형님께서는 현 시국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제출하였다.

우리 일행은 자리를 정리하고 전남본부 사무실까지 내 차로 이송하고 난 후, 하나병원으로 향했다. 신선식 동지가 입원해있다. 벌써 한달도 훨씬 넘었다. 재작년 홈플러스 투쟁 때 격심하게 전투가 벌어졌던 삼성홈플러스 앞 병원 5층, 입원해있는 신 동지 얼굴은 환해보였다. 다만 오른쪽 무릎에 철심을 박고 이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했다. 답답했다. 그와 밖으로 나와서 식당을 찾아나섰다. 한사코 꽃등심이나 영양가있는 쇠고기를 사주려했으나 자신은 짬뽕이 좋다며 중국집을 향했다. 절뚝거리며 수백미터를 걸어 찾은 중국집은 문을 닫아버렸다. 하는 수없이 나와서 해물탕 집으로 갔다. 우리는 대구탕을 시켜서 맛나게 식사를 했다. 그와 일제고사 투쟁의 방향에 대하여 의견을 주고받다가 병실로 들어가는 그와 헤어졌다.

나는 궁리 끝에 약산도를 찾기로 했다. 조원천 동지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두어 시간 차를 몰아 약산도에 도착했다. 약산면 소재지 가장 큰 건물, 그것이 약산중고등학교이다. 차를 대고 관사를 서성대다가 그를 만났다. 관사로 들어갔다. 대학후배인 계수와 앉아 황차를 마시고 담소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냈다. 짧은 시간만 주어졌기 때문에 곧바로 일어서야만 했다. 7교시 수업을 위해 조원천 동지는 올라가고 나는 사가지고 간 홍삼 음료를 계수한테 건네드렸다. 다음 달부터 조원천, 박은애, 송영미 등은 이주외국인 쉼터 짓기 비용적금을 붓기로 했단다. 조선생이 4만원, 박,송선생이 각각 3만원씩 모아서 향후 몇 년동안 모으기로 했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이다.

조원천 부부, 그들의 환한 웃음이 벌써 그립다. 둘 다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후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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