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1.03) - 우린 오늘도 서 있다

2009.11.04 06:59

조창익 조회 수:525

2009. 11. 03. 맑음 오늘도 서 있다.

-오늘도 서 있다-

우린 오늘도 서 있습니다.
똑 바로 서 있습니다.
세상 정수리를 향하여
뚫어져라 쳐다보고 서 있습니다.
있을 것 제자리에 있게 하리라
다짐하며 서 있습니다.
흔들림 없이 서 있습니다.
저 뜨악한 눈길
누구하나 따스한 말 건네는 이 없어도
화-악 후천개벽의 꿈 하나로
우린 오늘 이렇게
또 서 있습니다

용산 원혼과 함께 서 있고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미제국의 음모로 스러져가는 아랍청년과 함께 서있고
아프가니스탄 산골짜기 저항군과 함께 서 있습니다.
네팔 지배집단의 부패척결을 위해 짱돌을 든
저 공산당 사내와 함께 서 있고,
죽은 김남주와 함께 서 있고
서대문 형무소와 함께 서 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서 있습니다.

한 줄로 늘어선 퀭한 눈의 노인들 행렬 속에 서 있습니다.
빈곤과 질병의 정치학,
야만과 배타의 문명 한 복판에 서 있습니다.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닌 사람으로 서 있습니다.

그 해 겨울
해남 산이 월동 배추밭
쫓기다 심장마비로 즉사한
젊은 중국사람 여풍산 씨와 함께 서 있습니다.
기막힌 별유천지비인간-
한국사장 폭력 견디다 못해
불법으로 밀려난 필리핀 사람 알멜 그 닭똥 같은 눈물과 함께 서 있습니다.
한국정부한테 돈 떼이고 돌아간 로돌포 씨의 간절한 소망과 함께 서 있습니다.
내 친구 '미누'의 절규와 함께 우린 서 있습니다.
쫓겨나는 이주노동자의 굴욕과 모멸,
그 펄떡이는 인간의 심장과 함께 서 있습니다.
우린 그냥 서 있습니다.
펄럭이는 깃발로 서 있습니다.

이제 우리에겐
억압과 착취, 차별 철폐
여성해방, 노동해방, 인간해방-
그 거창한 구호가
바람 타고
내 피를 타고 들어와
우리 몸에 새겨진 문신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에게 구호들은 이미 빛바랜 외침입니다.
우리는 구호 그 자체입니다.

우주 만물 새싹 짖밟는
압제의 무리
추악한 군홧발에 맞서는 우리는
그 작고 여린 진보의 어깨 위에
햇볕 한 줌 얹고 싶은
우리는
이대로
돌장승이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우리는

한반도 남단 지방자치단체 청사 앞에서
겨울 초입 스산한 바람 속에
깃발로 서 있습니다.
작은 깃발로
서 있기로 했습니다.


-48일째, 일인시위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침하늘은 맑게 열렸다. 밤하늘엔 이틀 지난 보름달이 쟁반같이 떴다. 어젠 그렇게 비바람 불고 우박 쏟아내고 난리법석이더니 하루밤낮 사이에 무슨 조화인가 싶다. 도청 앞 물세례 사건이 아직도 뇌리에 박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번 주는 민주노총이 담당하기로 했다. 그래서 윤부식, 최진호, 우선홍 분회장, 김하준 케이시 위원장 등 동지들이 도청 앞에서 수고를 했다. 청경들이 물어보더란다. '오늘은 바람이 안부니 좋네요.' 그래서 윤 동지가 그랬단다. '오늘은 물을 안 뿌리니 좋네요.' 하하-

그랬다. 우리는 오늘도 일인시위 현장에 서 있다. 분쟁이 있는 곳 어디 건 달려간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요 의무다. 그렇게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지노위가 남도택시 중재에 들어갔다. 그 자리에 사측 대표도 나왔다. 판결에 가까운 내용을 정하는 절차다.

중재란, 재판 외의 절차를 통해 당사자 간의 분쟁을 해결하는 법적 수단.
조정 과정을 이미 지나쳐왔다. 비법률적 화해적 성격, 비강제적 성격을 가진다는 점에서 소송과 구별되는 것이 조정이다. 중재 과정에 출석한 사장은 아직도 조정과정으로 착각하고 난리 부르스 였다는 것. 달마대사 우 분회장은 이 모든 과정이 힘들겠지만 언제나 희색만면 주변의 동지들을 오히려 위로한다. 참으로 든든한 동지.

고생한 동지들을 초청하여 사랑방이라는 식당에서 만둣국, 갈비탕, 육개장 등으로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김대열 동지. 법원공무원노동자. 언소주 운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22일 선고예정이어서 모든 것을 각오하고 있었는데 결심을 12월 초로 연기해버렸단다. 피고의 진술도 강제로 생략한 채, 재판관은 위압적으로 일방적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변론의 기회도 없이 진행되는 재판 오늘의 대한민국 사법의 현주소.

대열 동지가 말한다. 선도투쟁없는 대중투쟁, 이것은 변종 기회주의입니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강조되고 주도되는 운동이 한 사람의 열걸음을 압도할 때 운동의 진전은 좌초되거나 유보됩니다. 저는 선도투쟁을 신봉하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희생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나 저 하나의 희생으로 운동의 확장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기꺼이 받아들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구구절절 동의하고 호응하였다.

그가 신청한 증인은 대법관 신영철, 증인은 그 날도 나오질 않았다. 그가 사법개혁의 선봉장으로 손색이 없음을 나는 믿는다. 무운을 빈다. 그 이름, 김대열 동지.

-영광 옥당 장례식장. 한종원 동지 모친상에 다녀왔다. 4남 6녀 다복한 자녀들을 두시고 먼저 가셨다.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창현, 고재성 동지와 동승했다. 김옥태, 박해영, 박오철, 장주섭, 임숙희 등 여러 동지들을 조우했다.

-내일은 엠비시 노조사무실에서 지부 대표자회의. 모레 아침 06시는 거리선전전. 08일에는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중요하다. 나는 우리 스스로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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