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2009.10.18.

잡사에 끓는 상념,
따끈한 차 한잔으로 달래면서-
허리가 뻐근한 아침 나절을 보내고-.
종삼과 마주앉은 자리.
정종삼 선생한테 의뢰한 목천 사부 작품집 사진 찍기로 한 날. 그가 홍일고 후문 화실로 가서 작업을 마치고 서실로 가서 파일 넘겨주고 다시 우리 집으로 넘어온 자리다.
'어이, 자네가 날 만나 고생이 많네-. 미안하고 고맙네-.' '아뇨, 무슨 말이십니까?'

그의 지적 탐구심은 매우 활발하다. 르몽드디플로마티크에 올린 글이 채택되어 무료 구독 6개월 하게 되었다면서 환호하였다. 잘했다고 치하했다. 그는 쉬는 날이면 목포시립도서관에서 책을 즐기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디플로는 내가 정기구독하고 있고 몇 번 함께 일별하곤 했는데 관심 가진게 다행이다. 사실 전세계에서 20만부도 채 팔리지 않는 소수매체라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어찌되었건 철학, 정치, 경제, 국제, 문화, 최고의 지성의 영역을 망라하여 촘촘히 들여다볼수 있는 역량을 가지면 좋겠다. 디플로 독자모임을 만들어볼 것을 권유했다. 광주에서 시작한 모임이고 이를 읽어내는 모임. 하긴 몇 번 경험을 통해서 만들기는 쉽지만 유지하기는 쉽지 아니한 것이라는 사실을 터득한 그로서는 결단내리기가 어려울 터다.  

아무튼 그와 대면하고 차 한잔을 나누면서 즐겁게 담소하였다. 영재교실 출제해야한다면서 그가 서둘러일어나기까지 한 두시간이 흘렀다. 그의 수고로움에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이 없어 며칠 전 부모님이 보내주신 올해 햅쌀을 덜어 담아 넘겼다. 참 맑고 고운 사람이다. 정종삼 선생.

이영주, 정예연-
두 아이의 이름.
'두 번째 학교 축제'를 상의하기 위하여 우리 집에서 함께 고민하고 준비하는 자리.
학교축제준비위원회. 회장과 총무부장.
프리센테이션 자료를 함께 만들고 발표를 준비하였다.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프로그램마다 담당하실 선생님들과 학생회 일꾼들을 배치하는 일. 오후에 와서 저녁 9시가 넘도록 일하고 돌아갔다.

동안에 정태석 선생 중 3아들 성우가 와서 기타 연주를 해주었다. 성우의 연주실력을 대단해서 과연 예술고교를 지원할 만 하겠다 싶었다. 혼자서 독학했다는데 손놀림이 빠르고 적확하였다. 강약완급이 예술이다. 다만 손목에 좀 힘이 더 가해지면 좋겠다 싶었다. 휘몰아치는 힘. 이후 보강이 되리라 싶었고. 영주와 예연이, 정 선생과 아들 성우, 나 이렇게 식탁에서 만찬을 즐겼다. 식탁에 푸성귀만 있는 걸 못내 미안해하자 괜찮다며 손사래다. 맛나게 잘 먹고 다시 궁리하는 자리가 계속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스물다섯페이지 정도 완성하였고 가고 나서 혼자 보탠 양까지 합쳐서 서른 여섯페이지짜리 피피티가 마련되었다. 영주, 예연이는 스스로 파일을 메일로 보내놓고 집에서 연습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축제준비위는 많은 모임을 진행해왔다. 아이들의 자치력 향상이 중요하다. 과정을 잘 조직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점심시간 집행부 모임을 거의 매일 진행했다. 아이들은 민주적 훈련이 되어 있지 않았지만 형식을 중요시하지 않았다. 분명히 의사진행방식에 관한 학습은 필요하다. 상호존중, 이견의 제출과 토론, 관용, 대안. 모색할 것이 참 많다.

이 십 여년 전 우리가 민주적 학급운영을 위해 만든 교본은 형식을 중시하고 질서를 잡아갔는데 요즘 학교에서는 회의도 없거니와 교사들은 이를 중요시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민주주의를 터득해가는데 손들고 다수결로 결정하고 결론에 도달하기는 매한가지다. 갈등없이 산다. 내부의 알력이 보인다. 학생회장과 부회장. 팀워크에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도 또한 성장통이다. 일을 고루 나누어주는 방식을 택하면서 서로 준종하고 화해하고 통할 날을 고대하면서 진행할 수 밖에 없다.

정태석 선생과 아들 성우, 그리고 영주와 예연이 돌아갔다. 밤 9시가 넘었다. 난 이제부터 피피티 작업을 본격화했다. 날 밤을 꼬박 샜다. 여기에 다 담아내야 한다. 축제기간이 너무 짧기에 교사와 학생회 간부들의 역할을 최대한 세분화하고 에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말 그대로 한 숨 자지않고 아침 6시까지 피피티 작업이 계속되었다. 하나의 작품이 나왔다. 한 장 한 장 음악을 넣고 아침 시간 선생님들의 기분을  맑게 해주고 싶었다. 월요일 아침부터 너무 무거워지면 안된다. 서른 여섯장으로 축제를 짰다. 이제 발표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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