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09.04.18)-제이에게

2009.07.15 15:08

조창익 조회 수:534

J 에게 (1)  

글쓴이: 조창익  


어젠 화물연대, 철도, 덤프, 타워크레인 동지들과 민노총목포신안지부 1차 집행위원회와 저녁 식사를 했다네.



주요논의안건은 아래와 같고-



-지부주요사업계획안 검토(조직/교선/정책/투쟁)

-4월 노동자 건강권 쟁취 투쟁사업

-보궐선거 대응(4/18)

-전교조 신안지회 초청-목포신안지부 임원진 상견례(4/20)

-목포신안지부 대표자회의(4/21)(철도 사무실 18:30-)

-목포민중연대 중앙위원회(4/22)

-산재불승인 남발! 광주지역 업무상질별판정위원회 규탄 결의대회(4/22)(광주 근로복지공단)

-노동건강권쟁취! 산재노동자 추모 전남지역 추모대회(4/28)(목포노동부 앞)

-노동열사 정신계승! 해고자 원직복직! 제119주년 세계노동절 기념! 광주전남지역 노동자 총궐기대회(5/1)(광주금남로)

-5.18 정신계승 투쟁 전국노동자대회(5/16  낮//광주금남로)

-범국민촛불문화제(5/16 저녁)

-5.18묘역참배(5/17 09시)

-국민대회(5/17 15시)


화물연대-

지금 화물연대 동지들은 간 밤 빛고을에서 한국 최대물류회사 중 하나인 [대한통운]과 맞짱을 뜨면서 밤샘 농성투쟁을 진행중이라네. 투쟁으로 잔뼈가 굵은 53세의 나 지회장 말이 요즘 경찰 이명박 믿고 너무 막무가내라고.  회의 참석하기 직전 오후에도 한판 멱살잡이하고 내려왔다는데  생존을 건 투쟁이 일상이 된 화물동지들의 핏발 선 눈빛이 느껴져. 스티로폼 한장없이 자갈깔린 맨 바닥에서 맨 몸으로 대여섯명씩 영켜서 밤을 새웠다는 투쟁의 역사가 눈물겨워. 천막 몇 장 있는데 방풍이 안돼 동지들을 다 담지 못해. 20년전 명동성당 단식투쟁 때도 비바람 막아줄 텐트는 치고 농성을 했는데 21세기 화물동지들의 투쟁현장에는 그 흔하디 흔한 천막쪼가리 한장 없이 밤서리에 몸을 적신다는 소리를 듣고 도무지 이해를 못했다네. 그런데 투쟁비가 없어서 어쩔수가 없다는 소릴 듣고 또 한번 기겁을 했지. 식사는 김치에 콩나물 국으로 연명하고. 화물차 안에서 잠을 잘수도 있지만 차안에서 잠을 자지 않는대. 왜냐면 다른 지역에서 연대투쟁하러 온 동지들이 맨바닥에서  잠을 자야하니까. 자갈도 잘디 잔 자갈은 등판과 허리를 꾹꾹 찔러 아프다는 것. 참 자연스레 나오는 투쟁기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 장준하의 [돌베개]가 따로 없지. 이 시대의 돌베개는 노동자들의 인간해방투쟁현장이지. 회의가 끝나고 나 지회장(목포신안지부 부지부장)은 서둘러 광주 투쟁현장으로 올라갔어. 경아네 집 가는길에 전화를 한 통 받았어.  화물연대 김 모 중앙위원이 자신의 막내동생 5월 결혼식 주례를 보아달라는 요청이야. 난감했지만 결국 수락했어. 40년 넘게 화물 운전해서 운전으로는 내가 노벨상감이라며 호탕하게 웃던 50대 후반 키 큰 김 동지의 파안대소가 생각나. 대불산단에서 노동자로 일한다는 동생분을 곧 만나보고 주례 내용도 잡고 그래야 할것 같아.



철도-

김 지부장은 조금 늦게 도착했어. '와~~오늘 저 죽어부렀습니다. 지부 출범하고 무슨놈의 투쟁이 그렇게 많냐고. 한 달중에 보름은 땅바닥에 앉아있었다며 지부장 이래도 되는거냐고 항의가 빚발쳐 죽는줄 알았습니다. 우리가 이래요. 이렇게 살아요.' 그의 고단한 일상에 고개가 숙여진다네. 그 역시 현장에서 일하고 비번에 조합활동을 하는 성실한 투쟁가. 이명박이 경찰청장 출신으로 철도공사 맡고놓고 구조조정 본격화하려는 단계인데 노동조합 일상이 칼날위에 선 느낌이라네. 최전선에서는 일상적 해고 위협에 놓여있지. 간부들은 목 내놓고 싸움을 하고 있다네. 작년 김 지부장은 본부로 순천지역본부에서 전임으로 나갔지. 연대활동에 가장 열심인 조직, 그 조직은 살아있는 조직이야. 내가 볼 때 내부를 추스리고 남은 여력으로 그러는게 아니라 연대가 일상인 조직은 시야와 보폭이 넓다는 것이지. 철도가 그런 조직이야. 철도간부들은 투쟁현장에는 거의 빠짐없이 나타나. 투쟁을 통해 의식을 단련시켜가는 거지. 집행간부들의 조직적 노력이 치열하게 기울여지는 것은 당연한 거고.



타워크레인-

며칠전 초당대 앞에서 집회 조직했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싸움. 한 명의 조합원을 초당대 노동현장에 심기 위한 작업. 생존의 연대는 힘겨워. 겹치기 총파업이 일상인데 나날이 손배소에 구속 수배에 조합원들은 넌더리가 나도 이 길이 아니면 달리 없으므로 또 투쟁을 박는거지. 초당대 측에서 시일을 조금 주라고 해서 며칠 남겨놓고 있대. 협상 진행중이지. 옥암지구 건설현장이 숨죽이자 3-4년 밥벌이가 막혀 이제 자그마한 현장을 향해 한 걸음 한걸음 -. 사무국장 맡은 서 동지의 사슴같이 맑은 눈동자에 나는 가슴이 녹지.



덤프-

이태 전 감방 갔다온 박 부지부장.  지금도 집행유예인데 선거권이 없어요. 장흥 보선 이야기가 나오자 그가 한말이다. 옆에 앉은 나동지는 한말 더 거든다. 어느날 무슨 동사무소에서 깽판 친일 있었는데 그 일로 기소되고 집행유예로 나왔단다. 선거철이었는데 투표장으로 갔다는 것. 이름을 말하니 선생님 이름은 없는데요. 황당해서 알아보니 집행유예. 허망하게 되돌아선 그의 발걸음. 박 부지부장은 우스개말로 덤프 차 팔아야겠단다. 밥 못먹고 살겠단다. 일감도 줄고 새벽 3시부터 일해야하는데 피떨고 나면 손에 떨어지는 돈은 돈 백만원 남짓. 못해먹겠단다. 노 전지회장이 허리가 아파 며칠전 중앙병원 문병 갔지. '의장님 오셨습니까? 뭐 이정도 가지고 괜찮은데 오셨어요. 그러면서도 만면 희색인데. 그의 허리가 어디 그냥 생겼을까? 하루종일 운전대에 앉아있어야하고 나와서도 짐져야 하고-. 덤프 트럭 동지들의 고단한 일상에서 나온 직업병이지. 허리병이. 디스크가 돌출되었다네.  



내 주변에는 이렇듯 자갈밭에서 뒹구는 사람, 내일 모레 목 잘릴 사람, 목 잘린 사람, 허리 다친 사람-

그래도 난 이 동지들과 한 삶을 살고 있다는 현실에 감사하고 있다네. 그들의 결기와 호방함과 거침없음과 -

아직도 버릴 것이 많은 내가 더 이상 잃은 것이 없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교실에서는 깨진 유리조각 본드로 붙이듯 조심해야 하는 아이들과 씨름하면서 배우지.

사람 귀하다는 걸.

현장에서는 뭍 생명을 향해, 아름다운 공동체를 향해 뚜벅뚜벅 걷는 동지들에게 배우지.

사람되는 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