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1.05) - 점입가경

2009.11.06 08:25

조창익 조회 수:500

2009. 11. 05. 목. 맑음

점입가경

어이-
이걸 두고 점입가경이라고 할거네, 아마
도청 청사 정문에서 건물 입구까지 들어가는데
두 시간이 걸렸다네
걸어가면 2분도 안 걸리는 그 짧은 거리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미국 럭비 경기 하듯
뜯어말리는 인의 장막을 걷어치우고
우리가 진땀 흘리면서 한 걸음 나가면
도청 직원들이 우르르
몰려와 덮치고
우리가 뛰어 몇 걸음 나가면
저쪽이 개미떼처럼 몰려들어
우르르
우르르-

어젠 건물 입구에서
오늘은 아예 정문에서 자꾸만 밀어대네
들어오지 말라고-
허참-
무쟈게 멀데야-

민주노총 간판 달고는 들어오지 마래-
'의료원'하고 '금속'하고 무슨 관계냐고-
그렇게 물어와, 박준영 도지사 청사지기들이.
청사지기 그분들도 노동조합 만들어야 할 입장인데-
그 분들이 연대를 알겠어. 아직 몰라
그 분들이 투쟁을 알겠어. 아직 몰라
도청 노동조합이 있기는 하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막으라니 막는 시늉은 해야지
도대체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일인시위를 왜 막는거야
참-

여보시오. 여긴 도민들이면 다 들어오는데요.
아니 사람이면 들어오는 데요.
내가 사람인가, 아닌가만 판단하면 돼.
내가 개처럼 생겼소. 아니면 소처럼 생겼소.

여긴 누구나 와서 민원이 있으면 하소연하는데 아니요
우리가 폭탄을 들었어. 화염병을 들었어.
가장 평화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정말 억울한 사정
써서 이렇게 호소하는 거쟎아
안보여, 여기, 글자 몰라.

몸간판을 뺏으려는 청사지기들과 빼앗기지 않으려는 시위대들과의 몸싸움이 가관. 엿가락 붙듯 들러붙어서 난리법석. 정문은 민주노총 금속 지회 차량으로 봉쇄되어 있다. 너희들이 막으면 좋다. 우리도 막아버리겠다. 청사-.

다문화 한마당 행사가 있던 터라, 전남각지에서 태국, 베트남, 필리핀, 몽골 등지의 결혼이민자 가족들이 삼삼오오 들어오다가 눈이 휘둥그레 해진다. 아울러 '전남장애인철폐연대' 출범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장철연 회원들이 모여든다. 입구는 온통 아수라장이다. 청사 건물 건너편에서는 농민회 야적투쟁이 준비 중이다. 호남벌 전남도청 청사는 평화와 공존을 구가하기에는 너무도 한가롭게 서 있다. 아직은 아니다. 농민들의 절규가 시작되고 있다. 도지사는 장애인들과의 약속도 뒤집었고, 마땅히 유지해야할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책무를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원망을 들어도 싸다.

다문화 행사는 포장이다. 주최가 무슨 '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게 무슨 해괴한 말인가? 다문화 가족 성원들이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과연 무슨 관계란 말인가? 다문화가족들이 범죄피해자로서 지원을 받을 처지에 놓여있단 말인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상상 앞에 대한민국 행정의 현 주소가 통치술이 어디까지 와 있나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정말 깜짝 놀랐다. 행사추진위가 따로 있는데 범죄 운운하는 단체가 다문화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이끌어 가고. 다문화는 돈 지원받는 사업으로 전락하고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흑심들로 비쳐졌다. 물론 좋은 측면이 왜 없겠는가. 그들에게는 모이는 것 자체가 위안이고 격려인데. 장기자랑 뽐내기 시합 정도는 사전공연마당이고 도지사 시장 등의 축사가 본 행사라니 말도 안되는 행사또한 마음에 걸린다.

인권지킴이라는 이름으로 도처에 이주외국인을 적극적인 한국화(한화)정책을 중심에 편입시키는 유인책이 보인다. 행사장을 나오는데 개운치 않았다. 행사도우미로 동사무소 제자가 수고하고 있다가 깜짝 놀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나와 팔짱을 끼고 기념촬영을 하였다.

여수 민노당 시의원께서 고생 많으셨다. 민원인이 아니 되니 청사 안에서 단식 투쟁 중인 고송자 의원과 정우태 의원 또한 고생이 많으시다.

철도총파업 출정식. 김현우 지부장의 결기에 넘친 대회사, 윤소하의 연대사, 고송자의 격려사, 조창익의 투쟁사가 이어졌다. 단 한명도 빠짐없이 참여하였다 한다. 이번 투쟁에 승리에 대한 확신은 몇 퍼센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 무릎꿇고 살 수 없다는 결의는 확인하였다. 고소고발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찰청장 출신의 허준영 씨. 경찰청장 재직 시 농민을 때려죽인 자라고 고 의원이 분노에 넘쳐 성토한다.

동지들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 민중총파업을 선동했던 우리들 모습. 들녘에선 농민들이 손을 놓고 공장에선 노동자들이 손을 놓고, 길에서는 운수노동자들이 파업을 한다면 우리는 이긴다. 이 길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 길로 가자.

오늘 새벽, 6시. 부랴부랴 샤워를 하고 밖으로 나선다. 해수청은 아직도 껌껌하다. 6시 반이면 동지들이 와야 하는데 아직 보이지 않는다. 결국 윤부식, 최진호, 장문규, 손민원, 김하준 등 동지들이 선전전에 나섰다. 대통령이 칼을 들고 민중의 목을 치는 사진. 심판하자는 말, 사실을 알자고 호소하는 말.

차량이 연속해서 가다서다를 반복한다. 우리는 서 있는 차량들 숲속을 향해 쏜살같이 내달린다. '안녕하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반갑습니다! ' '민주노총입니다. 이명박을 심판합시다!' 노동자들은 피곤한지 아직도 눈꺼풀이 무겁다. 문을 열어주지 않는 분도 있다. 안타깝다. 제발 문좀 내려주세요. 몇 번을 오르내리니 등에 땀이 찬다.

난 생각에 잠긴다. 저 차들이 다 서버린다면, 출근파업이 된다면, 철도동지들처럼 파업결의를 해낸다면 그 기간이 어느 정도까지만 간다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 세상을 바꾸는 충분한 밑거름이 된다. 농민노동자서민대중이 더 버릴 것 없는 자들이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계상황에 도달해야만 세상이 바뀐다. 내부의 동력이 살아나야 세상이 바뀐다.

오늘 참 다양했다. 새벽 선전전, 콩나물국밥, 민주노총, 연대, 일인시위, 장애인차별철폐, 다문화, 범죄피해자 오늘의 키워드다.

머리가 무거웠다. 피곤했나보다. 9시도 못되어 이불 속에 들어가라고 몸이 명하였다. 나는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잠 자리 들기 직전, 윤 국장으로부터 걸려온 전화. '의료원문제 해결했습니다. 어 그래? 어떻게? 일인시위 보장받았고요, 청사 책임자로부터 사과받기로 하고 정리했습니다.' '잘했네-'
그래 싸워야 얻지. 한 푼이라도 한치라도 싸워야 얻지.
의료원 김 지부장이 특히 좋아했겠다.
참 좋아하는 동지들이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날마다-
달마다-

<오늘의 주요일정>

06:00 우아! 기상'!
06:30-07:40 아침 선전전 해수청 하구둑
08:00 아침식사-전주 콩나물해장국
10:00-11:00  철도 파업 출정식
11:00-14:00 전남도청 일인시위 실랑이
전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창립식
다문화가족한마당 행사 -김대중 대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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