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삶이 전면적일 수 없다. 한가닥만 잡고 가는 것이 삶이다. 광주 금호차동지들이 천막을 치고 싸우고 있을 때 나는 꾸릿꾸릿하면서도 한 잔술을 마시고 취하고 그랬다. 웃고 떠들면서 배구를 하고 막잡은 숭어횟감을 맛보고 감칠맛나는 임자도 민어회를 입안에 몰아넣으며 포식을 했다. 음료수를 마시고 물도 마시고 땀에 범벅이 된 몸을 위안하고 보충해주곤 했다. 오늘 새 학교 첫 친목회장에서 너도 나도 반가운 마음으로 배구시합에 몰두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분회활동력 증대를 꿈꾸었다.

교원평가 관리위원회 구성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돈다. 전국동시다발로 교감회의를 거쳐 내리먹이는 행정지침들이 현상화되면서 여기저기서 생채기가 예상된다. 탄원서를 옥암중 분회장
권혜경 선생이 작성했다. 목포지역에서라도 꼼지락거리는 모양새를 갖추어주어야 한다.


=================

탄원서

교원평가 무조건 따라야 할까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거짓말하라 가르치지 않습니다. 교원평가에 참여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하겠노라고 헛된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아직 법제화되지도 못했으며, 6자 합의체에서 그 내용을 논의 중인 교원평가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학교공동체의 혼란만을 가중시킬 것이 너무도 명백합니다. 우리는 어떤 형식으로도 교원평가에 참여할 수 없으니 교원평가 관리위원회위원으로 위촉하지 말아주실 것을 탄원합니다.

첫째, 우리는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 교육활동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교사에게 있어서 학생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존재입니다. 우리는 동료나 학부모, 학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실제로 필요한 수업과 생활지도를 해야 합니다. 성적이든 인성함양이든 교육활동에서 꼭 필요한 것은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이 상호신뢰하며 협력을 통해 아이들 지도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가정에서도 부모의 사이가 나쁘면 자녀에게 나쁜 영향을 주게 됩니다. 서로를 감시와 관찰대상으로 보는 교단의 분위기가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진정한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교원평가 시범운영 결과 교사의 지도력에 심각한 훼손, 교사 41.9%. ‘학생들의 수업태도, 더 나빠졌다’ 중학생의 28.1%, 고등학생의 20.7%는‘선생님과의 관계가 더 나빠졌다’고 응답.


둘째, 주변의 교사들을 평소관찰과 수업참관 등을 통해 평가할 물리적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는 하루 세 시간에서 다섯 시간의 수업을 하면서 교재연구며 학생생활지도, 각종 행정공문처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교원평가에 참여하려면 한 두 시간의 비는 시간에 본인의 전공과는 무관한 수십 명의 동료교사 수업을 ‘충분히’ 참관하여 점수매기고 그 자료들을 관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언제 시간을 내어 교재연구를 하고 언제 학생이며 학부모상담을 할 수 있겠습니까?

셋째, 교원평가를 위한 평가일람표의 수십 가지 질문들은 공정성과 객관성를 보장할 수 없는 형식입니다. 교원평가관리위원들이 평가지표에 따라 점수를 주면, 개인별 결과는 평가지표별, 평가참여자별 등으로 구분하여 평가대상자에게 통보됩니다. 그런데 그 각각의 질문들은 이성적으로 판단할 때 수치화하기 어려운 항목들을 단지 행정적 지시에 의해 무리하게 점수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추후 평가대상자들이 이의를 제기함으로 해서 생기는 각종 문제점들을 강제로 떠안고 싶지 않습니다.
교육제도가 상호감시가 아닌 상호협력을 장려할 때 학교가 아름다운 공동체로 유지됩니다.
우리에게 교원평가관리위원회 참여를 강제하지 말아주십시오.

2010년 3월 25일 전남 목포지역 교사일동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 아우에게 2010.04.07.수.맑음 - 파업 출정(목포) file 조창익 2010.04.08 527
162 아우에게(09.08.23) - 독재와 독재 사이 조창익 2009.08.23 526
161 아우에게 (09.10.08) - 공황 그리고 출구 조창익 2009.10.09 526
160 아우에게 (09.12.24) - 김대열 동지 조창익 2009.12.25 526
159 아우에게 (10.01.19.)-노동자 조직 file 조창익 2010.01.20 526
158 아우에게 (09.10.12)-다시 처음처럼 조창익 2009.10.13 525
157 아우에게 (10.01.23)-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file 조창익 2010.01.24 525
156 아우에게 (10.02.11)-힘의 근원 file 조창익 2010.02.12 525
155 아우에게 (10.02.14)-월출산 온천행 조창익 2010.02.15 525
154 아우에게 (09.10.22) - 신부님, 어서 일어나세요, 문규현 신부님 조창익 2009.10.23 524
153 아우에게 (10.01.07.목)-신년하례식, 동상이몽을 넘어서서 file 조창익 2010.01.08 523
152 아우에게-작은 이야기 하나(09.03.06) 조창익 2009.07.15 522
151 아우에게 (09.10.06)- 가을 투쟁/몹쓸 일제고사 조창익 2009.10.07 522
150 아우에게 (10.02.27) - 너는 다른 건 다 해도 늙지만 마라! 조창익 2010.02.28 521
149 아우에게(09.05.16)-어떤 주례사- 조창익 2009.07.15 520
148 아우에게(09.08.06) - 한 걸음 또 한걸음 조창익 2009.08.07 519
147 아우에게 (09.09.07) - 의지로 낙관하라! 조창익 2009.09.07 519
146 아우에게 (09.11.16) - 정운찬의 무릎 조창익 2009.11.17 519
145 아우에게 (10.02.02)-고재성 교사에 대한 징계방침을 즉각 취소하라! file 조창익 2010.02.03 519
144 아우에게 (09.11.14) - 농성 61일째, 남도에 부는 야속한 바람 조창익 2009.11.15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