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5월 아카시아 향기가 퍼져나갑니다

2007.05.17 17:19

하이하바 조회 수:1815

아카시아 향기 퍼져나가는 오월입니다.
조문익 동지 생일도 있었네요.
이제 곧 518인데, 살아 생전에는 정신없이 뛰어 다녔을 5월을 이제 무얼 하고 계신가요?

얼마 전에는 참세상 동지로부터 예전에 찍은(찍히신)사진 한장을 받았습니다.

한 겨울 파병반대 투쟁으로 기억되는 곳에서 서 있던 동지의 모습이 새삼 새롭습니다.

이제 낯 설지도 않고, 가슴이 찡하지도 않네요.
그냥 빙그레 웃음이 나오네요. 하지만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은 아직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나이를 먹는 걸까! 세월이 흐르는 걸까!
둘 중 하나겠죠. 자연스러운 망각이거나 세상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좋은 본능을 체득하는 것일 지 모르겠습니다.

서울이라는 삭막한 도시에서도 아카시아 향기가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집근처에 아카시아 나무가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제가 서울에서 살던 곳 근처 혹은 집에서 시내로 나가는 길목에는 곧 잘 아카시아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일종의 행운이라면 행운이겠죠. 어린 시절 고향의 정취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으니까요.

사실 아카시아 향기는 저에겐 작은 에너지이기도 합니다.

뭔가 특별함이나 추억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1년여의 반을 지내오면서 서서히 지쳐갈 때 진한 아카시아 향기는 잠시 생각을 잊게 하거든요.

막 봄이 무르익을 무렵 퍼지는 진한 라일락 향기도 좋지만 이제 세상이 푸른 빛으로 뒤덮히기 시작할 무렵 더위가 올 것을 직감할 무렵 느끼는 아카시아 향기는 자연스러우면서도 깊이가 있어요.

5월의 피 맺힌 역사, 수많은 열사, 그리고 수많은 투쟁이 있지만 지치지 않았던 우리 들의 삶의 에너지는 어쩌면 이런 사소한 것들, 우리가 흘려버렸던 세상이 주었던 것은 아닐까 해요.

이제 언제 그랬냐 싶을 정도로 빠르게 아카시아 향기는 메말라가겠죠. 그러나 그윽하게 뿜어냈던 아카시아 향기는 대지에 사람들 가슴속에 스며들어 또 다시 1년을 버티고 다시 돌아 올 것입니다.

민주주의와 노동하는 인민들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가 그렇고, 그것을 만들고자 했던 선배님들의 역사가 우리에게 돌아도듯이 말입니다.

비록 언제까지 일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순간 또 다시 소박하고 부끄럽지 않은 삶에 도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