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펌)조문익3

2006.03.10 12:30

논실 조회 수:909

조문익님 3  

                                                  글쓴이 김의수(전북대철학과교수)  

조문익님의 장례식은 님의 삶 전체를 압축해서 감동적으로 보여주는 기회였습니다.
내가 앞에서 쓴 에피소드들은 말그대로 순간적인 단면을 보여 준 것에 불과합니다. 조문익님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보시려면, 장례식 테이프나 머지않아 나올 추모집을 구해서 보아야 합니다.

신동진 민주노총전북본부장과 염경석 민주노동당전북도당위원장은 조문익님과 함께 일했고, 또 그 정신을 현재와 미래에 이어가야하는 입장에서 과거의 중요한 경험들을 소개하고 미래를 위한 다짐들을 굳게 하였습니다. 이분들의 조사를 들으며 조문익님은 떠난 것이 아니고, 이미 여기에 다시 부활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문규현 신부님은 조문익님이 평소에 형님처럼 모셨답니다. 쉴 틈이 없이 사회운동의 최전선에 서서 활동하시는 문신부님은 '일들이 막막하고 앞이 안 보일 때마다 조문익님을 만나 대화하고 나면 전망이 투명해졌다'고 말하고,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심정으로 자신의 슬픔을 표현하였습니다. 조문익님과 15년 교류의 경험을 가진 일본인 노동운동가 나카무라 다케시님은 처음 빈소에 들어서면서 마치 가까운 친척이라고 느껴질 만큼 북받치는 슬픔을 감추지 않고 흐느꼈습니다. 조문익님으로서는 어른으로 모셔야 할 연세이면서도 나카무라 다케시님은 조문익님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조사에 담았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눈물을 감추려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장운동가들과 똑같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습니다. 더 이상 운동의 전면에 함께 나서지 않는 나지만, 이날은 조문익님과 온몸으로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최종수 시인의 조시를 들으며 나는 실컷 눈물을 흘렸습니다. 구구절절이 폭포수 같은 눈물을 용솟게 만들었습니다. 조문익님이라도 절제했을 법한 마음 속 깊이 숨어있는 감정과 한을 솔직하게 거침없이 다 털어놓았습니다. 너무도 예리하게 지금은 달라진 운동권 출신 인사들을 비판했고, 도저히 떼놓고 갈 수 없는 현선님과 용화, 용창이를 시에 담았습니다. 또 다른 조시는 함게 문학활동을 했던 친구가 읽었고, 조가와 진혼무도 이어졌습니다.
조문익님의 가장 가까운 동료 친구들은 장례식에서 아주 간단한 순서들만 맡았습니다. 조문익님의 동지들은 조문익님을 '가슴이 따듯한 사회혁명가'라고 불렀습니다. 조문익님은 '민주노동열사'라는 공식 이름 외에 '사회혁명가'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진 것입니다. 그의 빈소에는 5일동안 환하게 웃는 사진과 함께 사회혁명가로서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글들, 사진들, 비디오들이 전시되었습니다.
조문익님은 다복한 가족들 사이에서 자랐습니다. 형님과 두 남동생 그리고 막내 누이와 함께 자랐습니다. 형님인 조창익님이 가족 인사를 했습니다. 언제나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지만 때로는 잠못자고 너무 일을 많이 하여 지치고 힘이 없어보이기도 했던 조문익님과는 달리 건강하고 호감주는 몸매와 턱수염이 무성한 멋진 인상의 조창익님이 연단에 올라왔습니다. 학교 교사인 그는 조문익님의 동지들과 똑같이 동생을 "가슴이 따뜻한 사회혁명가"라고 불렀습니다. 조문익님이 동생이지만 자기는 평생 그 동생을 스승으로 여기고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부드럽고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그 형님은 전혀 과장하지 않고, 너무도 점잖고 진실된 목소리로 조문익님의 생활을 소개하였습니다. 어릴적에 함게 섬진강 물에서 놀던 기억하며, 너무도 똑똑해서 천재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를 과장없이 담담하게 묘사했습니다. 조창익님은 자신이 전교조에 가입하여 활동하게 된 것도 아우 조문익님의 보이지 않는 영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창익님의 인사말은 글로 작성된 것이 아닌데도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완벽한 문장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그것은 간단한 인사말이 아니고, 길지만 너무도 감동적이고 완벽한 조사였습니다. 조창익님은 동생의 뜻을 이어서 정말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온 가족이 조문익님의 정신과 명예에 걸맞도록 꿋꿋하게 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정말 너무도 감동적인 인사말씀이었습니다. 훌륭한 동생을 스승으로 생각할 줄 알았던 그 형님 조창익님은 분명 조문익님의 스승이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능력과 장점을 가졌던 조문익님은 바로 스승이며 동지이며 형제인 조창익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멋진 형제를 보는 그 순간 나에게는 정말 커다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