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09.03) - 상상력 예찬

2009.09.04 00:24

조창익 조회 수:511

1. 아침 산책길, 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것. 가을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다는 것. 바람이 참 향기롭다. 다 축복이다.

1. [시대정신] 영상물 9.11 테러 편을 보다가 옆에 계신 선배님께 내용의 개요를 설명드리니 고개를 갸우뚱하신다. 교과서도 미국에 반대하는 세력에 의한 테러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슬람 테러집단의 소행임을 누적적 정보체계망에 의해 수도 없이 반복적으로 주입된 까닭에 신념화되어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듯 싶다. '설마-. 대테러명분 확보용으로 자국민을 수천명이나 희생시키는 통치자가 어디있겠어. 그리고 민주국가라는 미국에서. 너무 과대해석아닌가? 폭탄을 설치했다고? ' 의문을 던지신다. 마음씨가 선하시고 독실한 크리스천이신 선생님께 달리 드릴 말씀이 없어 일단 영상물을 보시고 판단해보시라 권유할 뿐.

1. 2001. 9.11 신화는 '19명의 납치범, 오사마빈라덴, 국무부 공격, 생크빌공격' 등의 조합으로 사건경위를 발표하였으나 조목조목 반박하는 구체적 자료들의 존재는 수탈과 폭력을 정당화하는 지배집단의 피의 전략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지 않을 수 없게된다. 그들은 자국민이라는 인식이 없다. 자본축적과 지배합리화라는 과제 앞에서는 수천명이 아니라 수천만명이 죽어나간다해도 눈하나 꿈쩍하지 않을 디엔에이가 다른 별종의 인간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입증되어 왔듯이.

1. 자본론 하권을 읽었다. 28장 이른 바 시초축적을 다시 훑는다. 수탈자가 수탈당하는 역사는 그저 혁명의 명제에 불과한 것인가?  '거지면허'라는게 있었다. 영국 헨리8세. 1530년-늙고 노동능력 없는 거지는 거지면허(a beggar's license)를 받고, 건장한부랑자는 태형과 감금을 당한다. 몸에서 피가 흐르도록 매를 맞고 출생지나 최근 3년간 거주한 곳으로 돌아가 '노동에 종사하겠다'는 맹세를 해야만 했다. 엔클로져로 쫒겨난 그들이 부랑죄로 두 번 체포되면 다시 태형에 처하고 귀를 절반 자르며, 세번 체포되면 그는 중죄인으로 또 공동체의 적으로서 사형에 처해졌다.

1. 에드워드 6세. 노동하는 것을 거절하는 사람은 그를 게으름뱅이라고 고발하는 사람의 노예로 된다. 노예가 도주하다 걸리면 종신노예 선고를 받고 이마나 뺨에 에스(s)자의 낙인이 찍히며, 만약 그가 세번째 도주하면 반역자로 사형을 당한다. 만약 부랑자가 3일간 일없이돌아다닌 것이 판명되면 그는 출생지로 끌려와 불에 달군 쇠로 가슴에 브이(v)자의 낙인이 찍히며 또 거기에서 쇠사슬에 매어 도로작업 및 기타 작업에 사용된다.

1. 엘리자베스 여왕 시기. 1572년. 14세 이상의 면허없는 거지들은 만약 2년간 그들을 사용하려는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혹독한 매를 맞고 또 왼편 귀에 낙인이 찍힌다. 중범이면 사형에 처한다.

1. 임금노동에 관한 입법은 노동자의 착취를 목적으로 했으며 1349년 에드워드 3세의 통치시기의 노동자 법령(the statute of Labourers)이 그 시초다.

1. 노동자의 단결은 14세기부터 금지되었다. 19세기 초반 1825년까지. 만약 단결하면 중죄인으로 다스려졌다. 1349년 당시 법은 최고임금은 정하고 최저한도는 제정하지 않았다. 법률로 정한 것보다 더 많이 지불한 것도 죄인데 지불한 자(주인, 사용자)는 10일간 금고형에 처해졌다. 그런데 노동자가 더 높은 임금을 받게되면 21일간의 금고에 처하게 되어있다. 불평등의 극치다. 단결금지법은 그러나 프롤레타리아가 위협적인 태도를 확보하는 순간, 폐지되었다. 그것도 완전한 폐지는 1859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사라지게된다. 피어린 진전이다. 해방의 역사는 이렇게 진전되는 것이다.  

1. 자뻑! 9.11 사태를 통해 부시가 만든 테러법은 헨리, 에드워드, 엘리자베스 통치 방식의 현재적 구현이다.

1. 대중은 지배집단의 사유체계, 즉 자신도 모르게 내면화되어있는 지배자들의 전략과 그 심장부를 메스로 수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에라야 온전한 자유의 문턱에 다다른다. 더이상 상상하지 않는 대중은 노예의 동굴 입구에 서있는 것이다. 지배자들은 생각하지 않고 비판하지 않는 대중의 양산이 주요전략인 셈이고. 이런 측면에서 상상력은 투쟁이다.

1. 법원이 역사교과서 금성출판사 원저자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사설을 복사하여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였다. 용어가 어렵더라도 무슨 말인지 맥락은 파악할 것. 9.11 사건에 대한 문장 즉, '미국에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이 부분에 의문을 던짐으로 교과서는 성서가 아니며 교정가능한 영역임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다.

1. 박노자가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 에서 설파한 '무지개나라'가 되기 위한 언급이 좋다. 민중 속의 민중, 가난과 차별로 이중고를 받는 이들. 진보운동이 주목해야 할 영역. 1백년 전에 받아들여진 민족 개념의 유효기간은 한국 내부문제에 한해서는 이미 지났다. 미래의 한국은 한민족의 독점적 영역이 아니고 다양한 언어, 문화들의 만남과 섞임의 공간이 될 것이다. 무지개 사회로의 원활한 이동을 위해서 우리 속의 타자들을 동화시킬 생각을 버리는 동시에 그들에게 한국사회에서 적응하면서 고유한 독자성을 보존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주노동자 쉼터 이름을 '무지개쉼터' 로 해도 좋겠다.

1. 오늘은 학교에서 노장파, 소장파로 나뉘어 배구시합을 했는데 나는 노장팀이지만 허리탓으로 심판을 보았다. 새 원어민 루카스(Lukas, Luke)가 왔다. 나이는 스물일곱. 기혼. 고향은 캐나다 온타리오 토론토에서 15분정도 떨어진 근교란다. 표정이 순수하다. 배구시합에서 스트라이커다. 잘한다. 환호가 터져나왔다. 스포츠는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경품추첨도 하고 전어회도 먹고, 치킨도 먹고. 다들 흥겨워하는 자리였다.

1. 최 동지한테 연락하여 의료원 서 지부장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다른 모임이 있어 미루어두었다. 내일은 통일 한마당 행사여서 어렵고 다음 주로 가야겠다. 집행위원회는 다음주 운영위 뒤로 미루었다. 하반기 민주노총 직선제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총연맹 차원에서는 적어도 그렇다. 어떻게 해야하나?  

1. 둘째 용현 상병이 휴가를 나왔다. 몸통 키운다고 애쓰더니 제법 알통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