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2010.03.29.월.맑음

매일생한불매향

새벽 하늘은 여전히 어둡다. 바람 끝에서 한기가 느껴지지만 많이 가늘어졌다.


야언(野言)
                                                 상촌(象村) 신흠(申欽) 1566-1628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 류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년을 늙어도 항상 음율을 지니고 있고
매화는 평생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네
달 역시 천번을 이즈러졌어도 그 본성을 저버린 일 없고
버드나무는 가지를 백번 꺽였어도 또 새롭게 가지가 올라온다

지난 해 보내온 순천 최명주 선생의 편지글을 읽었다. 명문에 정성이 가득 담긴 그의 글월은 참 보배롭다. 그가 신흠 선생의 시 한편을 보내왔었다. 매일생한불매향 (梅一生寒 不賣香)을 되새기며 하루를 음미했다.

방과 후, 지구협 사무실, 윤 국장과 강 신 동지는 탁구를 치다가 나를 맞이하였다. 공무원노조 사무실에는 박성철, 이정석 두 동지가 업무에 진력하느라 고생을 하고 있었고. 민주노총 추천 진보정당 목포시의회 예비후보 2번 화물연대 강 신 동지를 면담할 시간이다. 그의 믿음직한 풍모에 일찍이 내가 반해 온 터라, 다시 물어볼 것도없었으나 그의 정치입문에 대한 소견을 한 두 마디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그에게 노동자 민중의 정치세력화를 향한 절절한 심정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연신 운동에 헌신하신 조직과 선배들한테 부끄럽다는 말을 했으나 나는 그에게 이제 그말은 여기까지만 하고 당당하게 행보를 해갈 것을 요청했다. 그의 부끄러움으로 조아리는 겸손함은 스스로의 귀중한 자산이며 누가 뭐래도 화물연대 동지들의 견결한 투쟁의 소산이니 심히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라고 피력했다. 박종태 열사의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해나가자고 결의했다.

그와의 짧은 대화 후 그에 대한 믿음은 더욱 굳어지게 되었다. 화물연대 내부에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분열에 따른 아픔이 상존한 터라, 화물 연대 확대간부회의 논의 중에 논란이 있었다고 들었다.

지난 총연맹 중집 결과 정치방침이 정해 졌는 바, 배타적지지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양 진보정당이 충돌하는 경우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방향으로 이야기되었다는 데, 나는 아직 문건으로 접해 본 바가 없다. 중집 결과가 지역 지부까지 확대가 되질 않는다. 이는 문제다. 열람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는 결과를 전파해야 맞다.

저녁 시간, 백동규 후보 사무실, 여러 동지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의 길을 향한 대장정.

백령도에는 초계함 사건으로 흉흉하다.
전태일 노동연구소에서는 제 5인터내셔널 조직을 앞두고 맑시스트 문건을 해석해서 보내왔다.
내일은 박승호 소장께서 내려오셔서 자본주의 강의를 하실 예정이다. 얼마나 모일지 모르겠다. 그래도 여기저기 연락을 해보아야지.

남도택시는 여전히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다. 사장은 불구속기소가 되어 재판을 앞두고 있고 검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다. 임금체불 건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부당이득금 재판이 4월 2일에 열릴 예정이다. 4월 6일에는 남도 우 위원장은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 송사에 연일 고생하고 있는 위원장의 어깨가 언제쯤 가벼워질지 모르겠다.

네루다가 이런 말을 했다.
남아메리카 혁명은 전투조직들이 아니라 민중들의 힘에 의해 가능하다는 것. 체 게바라의 죽음과 함께 일정하게 종언을 고한 전투적 혁명조직의 운명을 비감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오늘도 백지에 그림 그리듯 하루를 걸어다녔다. 매일생한불매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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