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황사 걷어내고 모습 드러낸 출근길 목포항>


2010.04.13.화.바람


“노동탄압, 야만의 겨울을 뚫고 투쟁의 봄을 선언하라!”

저녁 7시, 전교조 전남지부 사무실. 총연맹에서 정의헌 수석부위원장께서 내려오셨다. 30여명 남짓 지역노동조합 간부들이 모였다. 나처럼 머리가 훤하게 벗어진 정 수부께서 몸조끼를 입으시고 전국순회를 하고 계신다. 오늘이 2일차라고 하셨다. 새벽 6시 30분에 대불공단 금속지역지회 동지들과 식사를 하고 전남 서부권 일대를 한바퀴 돌고 저녁 시간에 목포에서 간담회가 진행되었던 것이다.

자료집에 ‘동지들, 투쟁으로 떨쳐나섭시다!’ 위원장의 인사말에는 현 시점 민주노총이 처한 현실과 역사적 과제를 적시하고 있었다. 총전선 구축이라는 구체적 상이 잡혀있지 않아서 다소 당위적이고 진부한 진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영된 영상은 과거사가 많고 현재와 미래가 약했다. 전망 제시에도 투쟁력 고취에도 미흡했다. 총연맹의 열정의 부족인가? 실무의 부재인가? 김영복 화물연대 중앙위원의 과하다 싶을 정도의 따끔한 질책과 질의가 오고 가는 동안, 나는 우리 민주노총의 현실을 되돌아볼 때 김 위원의 발언은 요컨대 절박한 호소라고 느껴졌다.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이 진보정당의 통합 노선을 견지하고 있는 부분과 관련하여도 충분한 설명이 되진 못하였다.

간담회가 끝나고 가까운 ‘석정’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늦은 저녁 식사를 했다. 정 수부께서는 내일 광주 일정이 잡혀있어서 버스터미널로 떠나셨다. 찬 바람이 부는 거리에서 그를 보내면서 나도 대머리이지만 그의 훤하게 벗어진 머리가 안쓰럽게 느껴졌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오십년을 훨씬 넘게 살아버렸으니 반환점을 확실히 돌았다. 남은 세월 힘차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