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2010.04.07.수.맑음 - 파업 출정(목포)

2010.04.08 05:52

조창익 조회 수:527



2010.04.07. 수.맑음

08:00 엠비시목포 청사 앞. 동지들이 모여든다. 총파업출정식, 이순용 지부장이 노조사무실에서 내려왔다. 지칠만도 하건만 연신 싱글벙글 웃음을 잃지 않고 있다. 다행이다. 백동규 예비후보와 내가 맨처음 도착하였고, 이어서 오영석 교육의원 예비후보, 류훈영 사무장 등 일행, 여인두, 박정자, 이구인, 허정민 등 예비후보군, 케이시노조, 민노당, 철도, 전교조 등 연대단체들이 결합하였다.
일부 조합원들이 싸움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장을 몰아내는 일이 분명 쉽지 않을 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영혼이 담긴 노조라면 김재철 같은 이를 사장으로 머물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 노조가 명운을 걸고 투쟁을 선포한 까닭이 지지단체들의 성원을 이끌어내고 있음이니 쉬임없이 나아가리라 고대한다.

서울로 향하는 조합원를 태운 버스를 손흔들어 배웅하고 학교로 출근했다. 황언배 아나운서, 이동창 아나운서 등 얼굴이 차창에 스친다.

-대통령의 세상인식이 참 쉽고 편하다. 교육비리가 교육감 선거제도 탓이라니. 교육비리는 구조적이고 고질적인 것이다. 그 동안 서울교육에서 숱한 비리의 온상이 공정택이라는 사람을 잘 못고르고 밀어준 자신한테 있음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행실이다. 공정택 씨를 청와대로 불러다가 교육정책을 제대로 펼치고 있다고 치하한 게 엊그제인데 구속시키고 언급조차 없으면서 제도탓으로 돌리면 지나가는 개도 웃겠다. 먼저 공정택 구속수사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와 같은 의사표현이 앞섰어야 맞다. 6.2 선거에서 몇 군데라도 빼앗기게 생겼으니 집권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기는 한 모양이다. 초치고 있다. 교육비리가 교육감선거제도 탓이라면 지자체장들의 비리는 지자체 선거제도 탓이며 대통령 측근 비리는 대통령 선거제도 탓이란 말인가? 웃겨도 한 참 웃기는 이야기다. 교육권력을 몇 군데에서는 잃게 생긴 여권최고 지휘부가 갖는 위기의식의 발로다.

-가십거리가 있다. 군대를 아니갔다온 대통령, 국무총리, 여당 대표들의 나라에서 국방부장관이 항명성 이견을 제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천안암 어뢰발사 가능성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는 국방수뇌부들, 청와대의 큰 어르신은 안중에도 없다. 이것마저도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면 할말이 없지만.

‘군대도 안갔다 온 것들이 군복은 잘 입고 돌아다녀!-’ 백령도를 찾아 군복을 착용한 대통령을 보고 다들 한마디씩 거들었다.

12:30 철도 김현우 지부장과 목포근대역사박물관 앞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철도투쟁상황과 관련하여 정보를 주고받았다. 지도부와 집행간부들의 결의가 드높다. 필수유지업무에 지원하면 징계양형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회유에 모두가 거부했다는 전언. 퇴직금은 조직에 바치고 정의로움을 견지하는 동지들의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옆에 앉은 전제고 홍 선생의 비분강개. 학교운영위원회가 비민주적이고 독단으로 흐르고 있다. 지역토호와 동문들의 협잡이 낳은 비극적 광경이다. 지역위원을 교체해보는게 어떠하냐고 하는 제안에 당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삿대질이 오고갔다는데, 전직대통령을 배출했다는 학교 후배들의 민주주의의 수준이 이 정도라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식후 역사박물관의 사료들을 빙 둘러보고 나왔다. 비극은 반복된다. 일제는 또 다른 무엇으로 대체되었다. 이는 처절한 극복을 요구한다. 우리가 해야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