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0.02)-달이 떴다.

2009.10.03 19:03

조창익 조회 수:470

2009. 10. 02 맑음  달이 떴다

달과의 대화
-문익에게-

섬진강과 지리산에 달이 환히 떠있더라
우리 어렸을 적 그 달
꿈꾸는 것들을 위하여 노래를 부르자
오늘 저 달 한 때 먹구름에 가려 혼란스럽더니
이내 걷어내고 세상에 빛으로만 남더라
저 달, 덜 찼어도 꽉 찬 달,
제 가진 만큼 빛의 크기로 빛나는 달
용산에는 통곡의 숲 걷어내는 정의의 빛으로 내려오고
항구 목포 택시 농성장에는 위안의 빛
이산의 아픔, 분열의 고통 쓰다듬는 훈훈한 희망의 빛이 되고
이제 생각해보니 영락없이 너 였어
그 달이
우리 꿈꾸는 것들을 위하여 노래를 부르자
이 밤에.

1. 밤늦도록 부모님과 마당 평상에 앉아 달 구경하며 담소를 나누었다. 산속이라 밤 공기가 벌써 싸했다. 문익 생각에 울컥거렸지만 부모님 맘은 오죽할까하여 억지로라도 크게 웃고 위로해드리려 애를 썼다. 토란 농사로 조금 재미를 보았는데 내년부터는 못하시겠다고 하신다. 힘들어서. 손이 많이 간다. 젊은 사람들 같으면 얼마든지 해먹을게 천지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어렵다고 하신다. 어디 통계를 보니 농업 종사자 정년이 70세라고 했던가? 허리가 자꾸 구부정해지시는 아버님은 벌써 은퇴하셨어야 할 나이다.

1. 오후 시간 로히터 씨한테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이 추석인데 추석이란 말을 못하고 뉴이어(New Year's day)로 표현한다. 그래 맞다고 했다. 새 날이지. 날마다. '추석'이라는 말 가르쳐주고 '땡스기빙데이' 용어로 바꾸어 주고. 추석 전날이라 보통 평일 수준의 노동을 한다고-노말워크(normal works). 사람이 그리운 그는 명절이라 하니 내게 전화를 한 것이다. 그는 성실하여 흔한 핸드폰 하나 구입하지 않는다. 꼬박꼬박 주인집 전화를 사용한다. 명절 이후 쉬는 날 정해지면 목포에 찾아오겠다고 한다. 그의 선한 눈동자가 그립다. 참 따스한 사람이다. 스리랑카 고향이 얼마나 그리울 것인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3 4월 17일 / 문익아! 오늘 네 생일이다! 조창익 2006.04.17 1215
42 사람은 가슴에 묻는 것이다 만복이 2008.11.03 1215
41 무니기즘은, 비국가꼬뮨주의는,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 것인가, 마그마 2006.03.10 1223
40 문익아 '들샘' 에 다녀왔다. 장수민들레문화교육아카데미 첫날 - file 조창익 2006.05.08 1236
39 카페/산들강/ - 2005.09.07 10:54 /만들어주니 고맙네. 시간되는대로 들어와서 글도 남기고 요즈음 내생각도 적고 그럴께. 조문익 2006.12.19 1239
38 새해아침 좋은 글구 하나 file 바다 2007.01.03 1253
37 종재(49재)에 부쳐-민중의 벗으로 부활할 내 동생에게-2006.3.27 광장 2006.03.28 1260
36 사랑하는 조선배님께 누렁이 2007.02.01 1318
35 민들레 홀씨는 외롭지 않다. 맑은공기 2007.02.06 1336
34 <옮김> (오마이뉴스) 장례식장에서 죽음을 통해 배우는 삶 - 유언장 쓰기와 <이름있는자동차>운동 file 논실마을사람들 2006.05.18 1345
33 3-573 전준형 2008.09.14 1356
32 [근조] 故 조문익 동지 추모게시판 입니다. 이윤보다 인간을 2006.03.10 1373
31 조문익 열사 유고집 발간과 1주기 추모식 전준형 2007.01.17 1424
30 또 단풍이 들어갑니다. 미수 2010.10.14 1427
29 서울은 죽음의 도시다 만복이 2008.08.12 1467
28 1주기 추모제를 마치며 전준형 2007.02.05 1489
27 늦게 올리는 후기.... 대환 2007.02.12 1498
26 [한겨레신문] 가슴 따뜻한 혁명가 기린다 한겨레신문 2007.02.06 1513
25 3월중순이네요 귀찮이스트태산 2007.03.15 1565
24 아우에게 2010.05.01.토.맑음 - 120주년 세계노동절,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file 조창익 2010.05.03 1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