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게게 2010.03.28 - 일요 한담

2010.03.29 07:36

조창익 조회 수:445

2010.03.28.일.맑음

일요 한담

어제 어머니께서 내려오셨다. 둘째 손주가 군 제대를 앞두고 마지막 휴가를 나왔는데 보고 싶어서 돈육을 썰어 튀기고 갖가지 산나물을 챙겨가지고 건너오셨다. 사실 지난 주 광주 이모님께서 혈압으로 입원하신 뒤로 더 걱정인데 쾌유 중이시라고 하니 천만 다행이다. 이모님은 당신의 상태가 정상이라는 걸 보여주시기 위하여 기어코 이종 아우 훈이를 시켜 전화를 하셨다. ‘조카인가? 나 괜찮네! 걱정마소!’ ‘고맙습니다. 이모님.’

이모님은 손 솜씨가 좋아서 얼마전만 해도 수를 놓으셔서 내게 액자에 담아 가져다 주셨다. 나 중학시절 양장점을 하셨는데 밤색 예쁜 모자를 만들어주셨다. 방학 중 등교일에 나는 자랑스럽게 쓰고 나갔다가 1반 담임선생한테 뒈지게 뺨도 맞고 발도 걷어차이는 수모를 겪었던 시절이 떠오른다. 방학 중 등교라서 다들 교복을 입고 왔던 것도 아닌데 그 선생님은 유독 왜 나를 지목하여 때렸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그 모자는 내게 이모님의 손길을 기억하게 해주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얼마 전 소쇄원 근처에 들렀다가 이모님께서 농장에서 기른 허브 향 화분을 가지고 나오셨다. 집에서 기르라고. 쓰다듬으며 키우면 향으로 보답한다고 말씀하셨다. 혈압으로 쓰러지셨다는 말씀에 걱정이 컸는데 이렇게 목소리를 들으니 정말 하늘에 고마웠다.

본래 오늘 지역 활동가들과 고이도에 들어가 도배도 하고 술도 한잔씩 하면서 선거국면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다들 행보가 바빠서 그러하질 못했다. 찰밥을 맛나게 해놓으셔서 아이들과 많이 먹고 휴식을 취했다. 집에서도 복대를 차고 있어야만 했다. 모친에게는 불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