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2010.04.14.수-목련꽃

2010.04.15 01:06

조창익 조회 수:441



2010.04.14.수.흐림

목련꽃

널 만나 황홀했다.
올 겨울은 왜 이리도
지긋지긋하게 길었던 것이냐

푸른 생명이 그리웠다.
잿빛 황사
회오리 삭풍을 조롱하고
찬란한 개화로
세상에 항변했지.
고고한 자태로
초봄을 노래했다.
그런 네가 좋았다.

아-
너 없는
새벽 하늘에
넋 놓고
서 있다.

홀연히
떠난 그댈 찾아
어디로 갈까나.

-분명 천지 조화였다. 우수수 졌다. 한꺼번에. 사무라이 할복하듯. 패왕별희 항우 오천군사가 저러했을까? 처절한 군무였을 것이다. 망연자실, 난 한동안 정신없이 한 잎 남기지 않고 져버린 목련나무 아래에서 낙화 몇 송이를 멍하니 바라다 보고 있었다.  

어젠 종일토록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동백꽃은 핏빛으로 땅을 적시고 있었다. 그 옆 목련은 흔들림없이 꼿꼿하게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장해보였다. 황홀했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렸다.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상실감이 덮쳐왔다. 가슴이 깊숙하게 저려왔다.

-안과를 다녀왔다. 병원에 들어서니 간호사가 하는 말, ‘아버님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하신다. 그렇구나. 내가 아버님이라고 불리우는 나이가 되었구나. 새삼 느꼈다. 거역할 수 없는 흐름 속에 삶이 고빗길을 넘어서고 있구나. 한 아파트에 사는 의사는 오랜 친구처럼 대해주었다. 속눈썹이 껄끄럽다며 손질도 해주고 치료실로 옮겨서 마사지도 해주고 눈이 호강했다. 치료 간호사의 손길은 최선을 다하겠지만 언제나 이질감으로 눈물이 많이 흐르게 된다. 눈이 붕 떠있다. 세상은 두껍게 보이고 글자는 흐릿하고. 머리까지 무거우면 안되는데. 집으로 들어와 일찍 잠에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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