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2010.03.05)- 안개 속 행진

2010.03.06 12:23

조창익 조회 수:541

2010.03.05. 흐림, 안개 , 비

안개 속 행진

오늘도 어제처럼 안개비가 내리고 하루 종일 흐렸다. 기분도 덩달아 우울해진 듯하다. 점심시간에 경찰서 앞 식당에서 법원 김 지부장을 만났다. 일전에 삭발한 머리가 제법 봄 들녘 새싹처럼 거뭇거뭇 올라와있다. 그와 동반한 청주에서 내려오신 법원노조 선배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하면서 세상을 바꾸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그의 듬직한 모습을 보면서 비틀거리는 세상이 그나마 뒤뚱거리면서도 완전히 넘어지지 않은 사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식당을 빠져나왔다. 얼굴을 마주한 것이 옛 벗을 만난 것처럼 세월을 건너 뛴 듯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이런 것을 두고 동지애라는 것일까?

여기는 어느 기초의원 예비 후보 사무실. 지방권력 재편기. 많은 이들이 진보의 영역을 확대하기 위하여 땀을 아끼지 않고 있다. 촘촘히 골목길을 확인하고 사람을 조직하는 법을 숙의한다. 돈도 문제고 사람도 문제다. 영토의 확장이 어디 그렇게 쉽게 될 바인가? 보다 더 분투해야 할 듯하다. 나는 꾸벅꾸벅 졸고 있다.

저녁 7시. 목포신안민중연대 중앙위원회가 열렸다. 21명의 정족수를 간신히 넘겨 대회가 성사되었다. 어제 밤 의결정족수 의안이 통과되지 않았더라면 오늘 회의는 유회되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현실조건을 고려한 어제의 결정이 조금 씁쓸하지만 오늘의 대회를 그나마 조직해낸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09 사업평가와 2010 사업계획안을 심의 의결했다. 그리고 예산안을 원안대로 확정지었다. 특별후원대 조직안도 통과시켰다. 최저임금에 준하는 급료를 조직해서 제공해야 한다. 오영석 교육의원 예비후보를 와달라고 연락을 취했으나 댁에 일찍 들어가셔서 나오시질 못했다. 접촉면적 한사코 넓혀가야 할 듯했다.

광주전남진보연대 주최의 토론회가 열렸다. 밤 10시가 넘어 끝났다. 지방선거 대책과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 어떻게 할 것인가? 주요 활동가들의 인식을 공유하고 활동력을 배가하기 위한 토론회. 결의를 얼마나 드높혔을까? 토론회가 끝나고 여수에서 건너온 정회선 동지와 12시가 다되도록 어느 식당으로 옮겨 이야기를 나누었다. 올해 명예퇴임한 그는 진보 교육감 선거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아 여기까지 건너왔다. 정치적 활동이 가능해졌다. 공무원 신분이 더 이상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고민을 들었다. 공약은 어떻게 할 것이며 활동을 어떻게 확장해갈 것이며 이미지는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부실부실 내리는 빗속에서 그는 떠나고 나는 돌아왔다. 안개 속에서 오늘도 우리는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서예대전에 출품할 서산대사 시를 연습했다. 새벽 두시가 되었다. 눈알이 뻑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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