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09.01) - Come September

2009.09.02 00:24

조창익 조회 수:505

1. Come September!
   새벽 하늘이 활짝 열렸다. 9월의 아침이 활짝 열렸다.

1. 점심공양시간. 도관 스님과 합석한 자리. 산사가 아니라 저자거리 속가에 포교당을 차리셨다. 언덕배기에 태극무늬 대문이 이채로왔다. 들어서니 어느 보살 두분께서 식사를 준비중이시다. 스님과 방에 들어 범사에 일견해들을 제출하면서 담소를 즐기는 사이, 식탁이 차려졌다. 저쪽 방에 계신 처사 한분을 불러오신다. 알고보니 노보살과 노처사께서는 속가에 있을 때 스님의 부모님이시다. 스님께서는 모친을 부르실때 0보살님 하시고 보살께서는 스님 스님 하신다. 인간의 법도가 마음길이 정해진 대로 가면 그게 길인 것을.

아무튼 식탁이 걸다 걸어.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는 아니로되 정성이 가득한 밥상임에 틀림없었다. 스님말씀이 내가 온다하니 속가 보살님을 불러 식탁을 차리라했다는 것. 자신만 있으면 김치 한가닥으로 충분한데 그나마도 섭생에 게을리 하는 날이 일 수인데 오늘같은 날 함께 함포고복하니 둘 다 복이라 하였다. 손이 많이 간 흔적이 역력하다. 갓김치, 김치, 콩, 두부, 나물류, 바지락 된장국, 무엇보다도 맛난 잡곡밥, 감사히 잘 먹었다. 여름인지라 수박도 나오고 배도 깍아주시고 녹차 대신 커피를 한잔씩 나누었다. 풍성한 자리. 스님께서는 목포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직을 맡고 계시다. 가진 자의 넘치는 물욕을 질타하고 분배와 균형잡힌 세상을 향한 마음이 어찌 운동한다고 하는 사람들만의 생각이겠는가?

스님께서는 세계변화의 학습이 이제 시작되었다며 대안이 무엇이겠느냐고 골똘이 생각한 바를 피력하시곤 했다. 실리콘 밸리의 경쟁력을 말씀하시고 나눔과 관용과 사랑의 철학을 설파하신다. 그간 법당에 손님도 오시고 내가 걸림돌이 될 듯하여 서둘러 내려왔다. 언제고 들러 녹차한자 하시자는 말씀을 빼놓지 않으시고.

벗 사귀듯 스님을 찾아나선 까닭은 시민단체 어르신들을 가을 바람 날때 두루 만나보려한 나의 계획이기도 하거니와 도관 스님과의 영산강살리기공동행동 우리 지역 대표로서의 인연에다가 워낙 인상이 좋으시어 한번 들르라는 그의 권유에 꼬리를 물고 끝내 찾아뵈었던 것이다. 오늘 스님 한분을 귀한 인연으로 내 삶속에 새겨넣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차 마실 자리를 찾은 날이다. 9월 1일 오늘이.


1.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의료원 물리치료를 받았다. 꼼꼼히 정성이 느껴지는 손길이었다. 감사한다.
1. 농성투쟁 41일, 천막을 걷었다. 이십여 동지들 모여 약식집회를 갖고 도교육청 앞 깃발을 거두었다. 부감과 수부의 신의와 약조로 협의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하고 서명을 했다들었다. 시국선언 일제고사 징계는 현재진형형. 단결과 신념의 강화, 성과라면 성과?. 성과가 도드라지질 않아서 서운했으나 현단계 실력이 그 정도이니 우리는 인정하고 미래를 구상하고 실천해야 한다. 집회 말미, 목소리 높혀 결기 다지는 투쟁사를 던지기는 했지만 우중충한 허전함을 떨칠 수 없었다. 돌아오는 길, 차가 말썽이어서 견인차로 이동하여 00카센터에 맡겼다. 내일 찾을 예정이다.
저녁식사, 지부 사무실 옆 석정식당. 수고한 동지들, 정겨운 담소에 저녁이 깊어간다.

1. 약속대로 오랜만에 태석을 만났다. 집행부 동지들과 평가회 겸 주석으로 옮길까도 했지만 이번주도 넘기면 안될 것 같았다. 태석의 장남이 기타 연주에 일가견이 있고 여름방학 때 전남각지 순회하면서 기타 연주했다고 뿌듯해하는 부친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기쁨이다. 그와 오래 있질 못하고 돌아와 누웠다.

1. 변호인조차 없이 진행되는 용산재판은 희대의 참극이다. 역사의 저주 있을진저.
1. 좋아했던 영화배우 장진영이 위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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