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2010.01.07.목.바람

신년하례식 - 어떤 동상이몽을 넘어서서

목포청소년수련원 2층.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식. 서한태, 박광웅, 박심배, 서창호 등 원로들의 덕담에 이어 수 십 개 단체 대표자들과 회원들이 자리에서 차례로 인사를 나누었다. 다들 이명박 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들이다. 장애인단체, 목포시민연대, 와이엠시에이, 민주노동당, 민중연대, 6.15, 민주당, 극단 갯돌, 지방자치시민연대, 케이와이시, 환경운동연합, 민예총, 민주노총 등 단체들은 각각 자기 조직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올해 포부와 소망을 밝혔다. 어떤 아픔들이 느껴졌다. 현 정권의 폭주가 결국 이들을 하나의 전선에 모아내긴 했지만 모두들 시대의 진보를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 껴안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민중진영은 반신자유주의 전선에 서 있었고 김, 노 전 정권과도 뚜렷하게 대척점에 서 있었다. 한편으로 신자유주의 정권과 관점을 같이 한 이들은 권력의 우산 아래에서 혜택을 보며 새로운 사회에 대한 당찬 꿈을 포기한 듯 보였다. 이제 2008 이명박 시대에 접어들어 광우병과 촛불정국에서 이들은 다시 하나의 전선으로 모여 들었다. 2009년 4대강, 미디어법, 복지예산 삭감, 노동관계법 등 의회 날치기, 세종시, 공무원, 철도, 민주노조 탄압 등 가혹한 폭주정치가 전선을 대폭 후퇴시켜 이들을 신년하례식이라는 자리로 모아냈다.

하지만 호남은 민주당이 여당이니 권력의 단맛을 보고 있는 자들은 문제의식이 상대적으로 다르다. 발언을 지켜보면서 시민단체들의 발언자들이 진정성을 보이는 반면 일부 정당인들은 참석자들을 대할 때 표심과 선거 국면에 갇혀있는 듯한 발언을 하여 내심 실망하였다. 물론 이들조차도 하나의 전선에 서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여기에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은 그나마 과거 전선에 함께 서 있었던 동지들이다. 명박산성을 넘어서는 동력으로 이들을 껴안아야 한다.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들이다.

신자유주의를 기준으로 이쪽과 저쪽에 서 있었던 정치세력들은 대폭으로 후퇴한 민주반민주전선에서 당분간 암중모색을 거듭할 것이다. 힘이 없으면 먹히는 법. 이는 살떨리는 법칙이 아닌가. 와중에 중간시민영역을 자신들의 영역으로 편입시키기 위하여 각축을 벌일 것이다. 어떤 이는 자주 만나는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양이 질로 전화되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듯하다. 지난 10년이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었다. 동상이몽의 자리임에 틀림없다. 동상이몽을 넘어서는 자리, 신년하례식은 바로 그런 자리여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