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2.03)-단두대

2009.12.04 02:28

조창익 조회 수:499

2009.12.03.목.맑음

단두대

어느 곳 하나 성치 않아요
목이 덜렁덜렁-
올해를 용케도 잘 넘길지
내년 상반기는 잘 넘어 갈 수 있을지
재판 앞둔 동지
해직을
혹은 감봉을 예비하는 동지
그 쯤 각오하고 있다는 숱한 동지 동지들
가만히 앉아있어도 뎅겅뎅겅
목 잘리는 소리가 들리는
참 서슬 퍼런 광경
흐린 하늘에
금방 눈이라도 후욱-
퍼 부을 것 같은  
쓸쓸한 오후

-현장 순회 중 꾸중을 들었다. 4대강 영산강 대운하 저지 투쟁 중 몸을 날려 싸우는 모습이 없었다는 것. 몸 싸움이라도 해야 맞았던 것 아니냐. 끽해야 훈방으로 나올 터인데 얌전하게 대응 한 것, 좀 문제가 있었다. 환경련 등 시민단체나 다른 단체 탓할 것 없다는 것. 광주전남 진보단체 모두가 강건너 불구경했다는 것.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이들의 진정성이 확인되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상같은 비판이다. 보행권을 파괴하는 공권력에 직접 대항하지 못한 것은 권리의식에 정말 문제가 있었다는 것. 자존감에 상처입고 괴로워 밤잠을 설쳤다는 그 동지는 작년 촛불 이래 조중동을 상대로 싸워왔던 사람. 12월 재판을 앞두고 있는 현장 지부장.

잉걸불이다. 불덩어리 그 자체다. 그 앞에서 나는 알몸으로 거울 앞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법원노조 김 지부장. 동지의 말 백 프로 맞다. 언제 어디든 우리는 맞서 싸워야한다. 적당히 타협하고 넘어가는 적당주의가 운동을 썩게 만든다. 김 동지의 견결한 의지가 모두에게 전파되어야 마땅하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사법개혁 구호가 프랑으로 정문에 휘날리는 곳, 민주노총 프랑이 청사 입구에 당당하게 걸려있는 곳. 법원노동조합 목포지부. 민주노총의 이름으로

-엠비시 언론노조 사무실에 들렀다. 이 지부장 얼굴이 어둡다. 케이비에스가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코가 쑥 빠져 있었다. 도무지 그럴 수 있는가? 분개하고 있다.  

-철도 총파업투쟁 아쉽지만 3차 파업 경고하면서 잠시 투쟁을 연기했다. 천막에 불빛이 흔들거렸다. 동지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격려의 말씀을 올렸다.

내부 토론장 풍경. 오늘 우리는 잠시 투쟁공간을 현장으로 옮긴다. 우리가 접고 저들을 끌어당긴다. 일부의 개별사업장 이탈이 감지되기도 하지만 이것이 다가 아니다. 집합사업장 뿐 아니라 승무기관사들은 단 한명도 복귀하지 않았다. 사측의 탄압은 극도에 달했다. 손배소 체포영장은 말할 것도 없고 각각의 조합원들한테 조금 전에는 '의원면직을 받습니다'라는 협박 메시지가 들어왔다. 참말로 웃기는 작태다. 우리는 97년 3일간 파업, 2003년 파업 다 거쳤다. 이번 8일동안 장기간의 투쟁의 역사를 새로 썼다. 자랑스럽다.

우리의 성과는 무엇인가? 투쟁동참 영역이 확대되었다. 기관차만 아니라 전기, 기술 파트 조합원 동지들이 대거 참여하고 조직적 후퇴를 실험하고 있다. 이후 동력의 유지 강화가 관건이다. 이번 투쟁의 성패는 여기에서 나온다. 3차 총파업투쟁을 저지하기 위한 자본과 권력의 총체적 공격이 자행되고 있다. 조중동은 드러내놓고 정권의 승리를 환호하고 있다. 신문방송이 저들에 의해 장악된 이상 저들은 극도의 분열책동을 멈추질 않을 것이다. 다른 직종의 연대파업을 차단하는데 철도의 파업유보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철도투쟁의 교훈을 신속하게 공유하고 전선을 시급히 재조직해야 한다. 단위사업장대표자결의대회에서 전 간부가 구속을 결의하는투쟁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 때다라고 본다.

단협해지는 노동유연화로 노동조합의 기반을 와해시키겠다는 음모다. 물론 수용할 수 없다. 경영, 인사 영역에서 노조의 영향력을 말소하겠다는 장권의 으므로 크게 막아서야 한다.

내일 아침 현장투쟁 결의식을 준비했다. 프랑을 긴급히 조직하여 시민들에게 철도파업의 정당성과 이후 투쟁 결의를 보고드려야 한다. 광장 주유소, 동초등학교 사거리, 그리고 영산강 하구둑 에서 내일 아침 7시부터 8시까지 거리선전전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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