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선배님...

2009.07.30 01:26

서미숙 조회 수:501

참 오랜만이지요?
잠깐 서울이라도 다녀올 것 같은...후,,,아직도요,

선배..제가 벌써 애가 둘이네요...
재현이랑 미숙이가 애를 둘이나 낳고 알콩달콩,,,아니 티격태격...울컥울컥...
그럼서 산지 9년이 지났네요...

선배가 가신지 3년도 훌쩍 지났네요.

저는요, 요즘 제가 얼마나 나약하고 무능하고 비열하고 소심하고 교활하고 간악하고 간사한지 알아가고 있어요.
한편. 제가 또 얼마나 애틋하고 사랑스럽고 소중하고 정열적이고 따뜻하고 침착하고 평화롭고 어여쁘고 포근하고 끈기있는지도 알아가고 있어요...
이 모두가 저의 모습이지요...감사하게도.
어디선가 보고 계시지요?
롤러코스터 타는 삶, 이제는 그 주기도 그 간극도 조금씩 좁아지고 있는것같아요.

그리운 선배...
그리워요...선배가 그리운 것인지 선배와 함께했던 그 시간이 그리운 것인지 선배와 함께하던 그시간과 그공간에 있던 그 사람들이 그리운 것인지...

깃발이 흔들리는지 바람이 흔들리는지, 아니 내 마음이 흔들리는지...

진실이란게 현실이란게 정말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니고
그럼에도 이 땅에 발딛고 살기 위해선
이 현실에 날 내 맡길 수 있어야겠지요...
그럴거예요...꼭.

그렇게 전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있어요.
전 한 남자, 한 역사, 한 진실과 마주하며 그의 모든걸 느끼며
살아가고 있어요...
'아이와 남편의 무엇으로'를 부정만 했는데...
이젠 그것마저 모두 소중한 내것임을 깨달았어요...

언젠가..
김희철선배, 박복실선배도 또 선배도 모두 너무 진지해서
빨리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하셨죠...
죽는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죽는건 죽는것도 사는것도 아니에요...
제 마음에서 가끔씩 말을 건네는 선배...
고마워요...사랑해요...

제 생일에 선물주신,
우린 누구도 선배생일을몰랐죠....
'꽃보다 먼저 마음을 주었네'..
그 시집 선배의 글씨 어루만지며 눈물흘리던 적 있었죠.
이제야 선배를 이해하게 되었어요...

우리를 그저 지켜봐주었음을..
양치기소년처럼 누군가들을 이끌었음이 아닌, 그저 바라봄..
미안해요 선배...
전 선배가 선배의 뜻대로 우리를 이끄려고 한다고 생각했어요..
선배가 미웠어요...좀더 잘나주시지, 좀더 많이 주시지...
그게 저의 의존이었어요..
아주 어린 유아기때부터 '나좀 봐주세요'
'나좀 사랑해주세요'그렇게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받고 싶어 목숨걸며 매달렸어요...모든 것에...
정작 난 나를 사랑하지못하면서요...
뭐든 더 많이 받아야하고 누군가에게는 열등하고
누군가에게는 우월감을 느끼며...
내 의존과 열등감을 지우려고 이제껏 살아왔어요...

이젠요..
이젠 안그럴래요..
운동을 하게될지 어떨지 모르지만...
이미 전과는 다르게 살아가고 있어요..

고마워요....선배
선배 가시고 몇일 뒤에 꿈을 꿨어요..
봄날인데 검정 잠바를 입고 천막농성을 한다면서
"추워 죽겠다...추워죽겠어.."를 연신...

선배 생전에...
얼마나 추웠을까요...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아니라고 부정하지 마세요...
선배의 뒷모습이 얼마나 구부정하고 외로웠는지...
누구나 한번만 보았어도 다 알았을거에요...

그 외로움을 껴안아드릴게요...
또다른 선배의 길을 가는 이들의 그 외로움을 껴안을께요...

밤이 늦었어요...
잘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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