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고 조문익 동지 큰처남이신 이용구님이 조문인사를 보내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民主勞總 全北本部 관계자 여러분 !


저는 李容求라 하며, 현재 서울에서 직장을 다닙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故 조문익 前 민주노총 전북본부 부위원장의 큰 妻男입니다.

갑작스런 悲報에 저도 한동안 무어에 홀린 듯 얼마를 지났는지도 모르게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장례를 치루는 동안, 매일 사무실에서, 노동현장에서, 또는 투쟁의 현장에서 同志로, 때론 친구로서 오랫동안 同苦同樂을 같이 하셨던 민주노총 전북본부 직원들의 슬픔이야 말로, 가족을 잃은 저의 슬픔과 비교하여 모자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십분의 일이라도 이해하고, 또한 가족의 한사람으로서, 저의 妹兄의 장례식에 혼신의 힘을 바쳐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처리하여 주신 民主勞總 全北本部 신동진 위원장님과 호상 전준형님을 비롯한 장례위원회의 모든 분들께 누나와 故 조문익님의 妻家家族을 대표해서 感謝의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를 해야 하지만, 미천한 글월로 우선 갈음하니 넓은 혜량으로 헤아려 주시기를 바랍니다.

5일 동안의 짧지 않은 장례기간동안 유가족을 대신하여 한점의 소홀함없이 그 많은 조문객들을 모두 받아주시고, 유가족의 슬픔을 단 한 조각이래도 나누어 가지려 했던 당신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미처, 동료였고 先輩.後輩, 同志였던 여러분들의 슬픔을 미처 챙길 여유가 없었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알던 한 선배님은 전교조 전북지부에서 일하시는데 매일 찾아오셔서, 그 분에게서 한번도 볼 수 없었던 굵은 눈물을 5일동안 내내 흘리고 가셨습니다. 그 분은 저에게 ‘맘에 맞는 친구 한 놈이 있었는데... 같이 일 좀 해볼라 했더니 그만 죽어버렸다.’ 고 목 놓아 우셨습니다.

우리 모두 갑작스런 충격에서 벗어나려면 일련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심하게 충격 받았을 누나의 안위를 찾도록 하기 위해 애쓰시는 친구, 先輩.後輩님들께 또 한번 감사한 마음을 가집니다.

저도 장례를 마치고 돌아와 정말 무엇에 홀린 듯 많은 실수투성이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저에게도 故 조문익님은 家族이었고, 學校 先輩였으며, 또한 제 人生의 師表로 삼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비록 그동안 당신처럼 적극적이진 못 했어도 언젠가는 당신을 이해 할 날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이제 막 그려려는데, 저는 그만 그 目標를 상실한 느낌입니다.

큰 일을 당하면 사람이 큰다는 어른들의 말씀처럼, 이젠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할 나이에 이번 일과 같은 황망함과 비통한 충격으로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겠지만, 그 와중에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날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어떤 것이 인생을 값있게 사는 것이냐는 이 話頭가 당신이 저에게 주시고자 했던 마지막 선물이 아닌가 합니다.

그 동안 유가족들을 위해 애써 주신 민주노총 전북본부를 비롯하여, 저의 妹兄과 뜻을 같이 하시던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健康과 幸運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항상 祈願하겠읍니다.

감사합니다.


2006. 02. 18. 새벽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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