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09.08.22) - 국상

2009.08.23 07:37

조창익 조회 수:516

국상

님은 민주주의
님은 화해
님은 평화

맨발의 민초들
한 송이 흰 국화꽃
바칩니다.

1. 6.15 공동위가 주관한 자리, 김대중 전 대통령 목포시민 추모제가 무사히 치루어졌다. 주최 주관문제로 말들이 많았던 모양. 615 공위는 줏대있게 추모제를 성사시켰다. 실무진 여인두 집행위원장이 고생 많이했다. 목포 역사 안에서 만난 그가 숨넘어가는 소리로 부탁을 한다. 선생님, 큰 일 났습니다. 시민발언을 준비해왔는데 학생 발언자가 아직 없어요. 어떻게 좀-'  알았다며 지회장, 사무국장, 고재성 동지한테 연락을 취했다. 고 동지로부터 '형님, 됐소! 전제고 1학년 신이슬이라고 편지글 형식으로 낭독하면 되겠제라!!' 이렇게 문제가 해결되었다. 여인두 동지 만면에 희색이라-. 신이슬 학생은 후배로서 선배님이신 김대중 님을 향한 절절한 마음을 담아 좋은 글을 발표해주었다. 감사드린다.

2. 목포역 국장 빈소, 상주들이 많다. 검은 양복의 정치 상주들. 다만 민초들은 맨발로 형형색색의 온 마음으로 고인을 추모하고 물러난다. 호상이다. 노무현 대통령 때와는 다르게 차분하다. 추모객들이 격정의 눈물을 흘리진 않는다.  

3. 추모사, 시민합창단, 추모춤, 추모시, 추모굿, 시민발언(학생, 서민, 청년 등 3인). 그 중에서도 갯돌의 추모공연이 백미였다. 중앙영결식에 올려도 손색이 없을만큼. 어젯밤에 김천인가 어딘가에서 공연을 하고 뜬눈으로 공연준비를 했단다. 만장을 만들고 상여를 만들고-. 상여꾼을 불러들이고-. 백련마을 어르신을 초대하였는데 이 분이 술을 한잔 거나하게 해서인지 상여소리를 하셨는데 목소리가 갈라지고 소리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였다. 고재성 선생이 했어도 좋았겠다 싶었다.

4. 추모제가 끝나고  615 상임대표이신 최태옥 박사가 오거리네 주점에 고생한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갯돌 팀과 여인두 집장 등 십수명이 모였다. 마침 민예총 식구들도 와 있었다. 목포민예총은 심각한 내홍상태인데 기분이 묘했다. 조직이 이분화되어 갈등이 극에 달해있는 흐름 속에서 국상을 맞이하여 화해하고 일치점을 찾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자정이 다되도록 자리가 길어졌다. 손재호, 이방수 님 등 맨발로 써온 갯돌의 역사, 당신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우수마당극공연에서 붉은 깃발 퍼포먼스는 장관이었노라고 첨언했더니 세계적인 작가가 설치했다고 한다. 난 해거름녘 유달산 기슭 사방팔방 허공을 찌르며 솟구치는 홍기의 군무, 그 설치물에서 난 강렬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5. 얼굴이 불콰하고 취기가 온 몸을 감싸고 돌았다. 오랜만이다. 운전을 할 수 없어 차는 주차장에 두고 택시를 타고 돌아왔다.

6. 오전 10시. 전교조전남지부 연수. 한홍구 교수의 강연.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한 회상과 비평들. 경철할만한 대목이 많았다. 새롭게 반추하는 민주화의 역사. 개천에 용난 사나이들에 대한 정치적 감회. 노무현의 죽음이 10년의 후퇴를 의미한다면 디제이의 그것으로 우리는 다시 디제이가 홀로이 광야에서 울부짖던 저항의 출발점에 서 있는지도 모르겠다.  
오후녘 3시 반경, 최강록 사무처장한테 급히 전화가 왔다. 노래팀 '즐거운 소풍'이 오기로했는데 아직 오지 않는다고. 장문규 지회장한테 연락처를 알아내어 연결이 되었다. 그의 목소리 '네 선생님, 거의 다 왔습니다. '  

7. 원천이 이주노동자쉼터사업에 박차를 가하라고 한다. 구체화하면 후원회원 십여명은 속히 조직할 터이니 기다리지 말고 5년이면 5년, 돈 먼저 모아가자고 제안한다. 박, 송 등 선생님들의 후원활동 약정도 받아냈다고. 월급 1% 말고 정액제로 하자고 한다. 가칭 '전남이주노동자후원과 쉼터마련을 위한 기금' 모금활동에 들어간다.

8. 여수 김종선 동지를 만났다. 반백의 그에게 내가 가지는 신뢰는 각별하다. 여수 지역에서 오랜만에 집행부 활동을 한다고. 그래 내가 주문하였다. 민주노총 여수지부장이랑 얘기해보니 두루 연대가 넓어지고 깊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전교조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있더라. 건설기계 등 활동도 면밀하게 관찰하여 연대의 힘을 강화하면 좋겠다.

9. 국상, 활동가들한테는 특별휴가기간이다. 차분히 되돌아보고 국상 이후 활동을 구상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나로호 발사를 왜 그렇게 미루고 있는지,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그렇게 중요한 국책사업인데 대통령이 와서 단추를 누르는 쇼는 안하는 것인지. 실패가 두려워서인지 많은게 궁금. 신종플루 정치공세가 만만치 않다. 세균 공포정치도 하나의 정치공학. 노무현, 김대중의 죽음의 파장을 쉽게 가라앉힐수 있을지, 민심의 저변에 들끓고 있는 마그마를 잠재울수 있을지. 우리는 어느 지점에 천착해야할까?

10. 오랜만에 서실에 들렀다. 교통사고로 멈추었던 서예,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려한다. 사부님께서 시 한편을 구해 체본해주셨다. 전국소치미술대전에 출품할 예정이다.


은선암에서 우연히 읊다

부처가 그대 마음에 있건만
이 시대 사람들은 밖에서만 찾네
값없는 보배를 안에다 간직하고
한평생 그 아름다움을 알지 못하네

留隱仙偶吟

佛在爾心頭
時人向外求
內懷無價寶
不識一生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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