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09.11) - 땅끝에서 다시 올리는 봉화

2009.09.11 23:11

조창익 조회 수:510

다시 땅끝에 서서

동지!
다시 땅끝에 갔었더라네
왜인지 앙가?
민주노총 해남군지부가 사무실 개소식을 한다네
전국에서 최초로
군 단위 지역에 민주노총 깃발을 휘날리는 곳
노농 연대의 참 깃발을 높이 매달았던 곳
얼마나 가슴벅찬 일인가?
사무실 하나 얻는데 천막을 쳤다네
쟁취했다네
그냥 시혜물이 아니라네
전취한 공간, 해방공간이라네
껌껌한 어둠을 벗삼아 산이들녘을 가로질러 돌아왔다네
가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었다네.
포만감-
충만했다네


1. 새벽 하늘이 어둡더니 늦은 저녁 비가 내렸다. 제법 굵은 빗줄기다.

1. 계절 변혁의 시기, 텃밭을 보라. 병든 잎이 생겨난다.  어느 새 여린 새순이 올라온다. 신과 구가 공존한다. 병든 나뭇잎은 새잎에 의해 대체된다. 새 잎이 무성해질 때 나무는 헌옷을 벗고 새 나무가 된다. 새 잎을 밀어올리는 힘을 상실한 나무는 그대로 고사된다. 만고 불변의 진리다.

1. 서 사무국장이 수술했다는 소식이다.  '911 테러'를 주제로 하는 수업을 주로 하고, 방과 후 한국병원으로 서둘러 갔다. 손가락, 가슴, 배 등 골고루 이상신호다. 마음이 무거웠다. 그의 선한 얼굴을 뒤로 하고 병원을 나섰다.

1. 주말이어서인지 차가 많이 밀린다. 해남길, 오랜만이 아닌데도 이상하게도 마음이 설레었다. 저녁 6시 30분 도착, 시간이 좀 남아서 해남서점에 들렀다. 오이근 사장을 찾아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의 얼굴은 하회탈 각시탈 섞어놓은 듯 마냥 미소짓고 있다. 정겨웠다. 언제나 변함없는 사람. 따끈한 녹차를 한잔 내와서 잠시 근황을 주고 받는 사이 7시가 다되어 서점을 함께 나섰다. 개소식이니 함께 가보자 권유했던 터였다.

향교 입구, 좋은 곳에 터잡았다. 민주노총 로고가 보인다.  '단결의 구심, 민주노총해남군지부'  땅에 굳건히 뿌리박은 흰 간판이 이채로왔다. 반가운 분들 많이 만났다. 정광훈 의장님, 멕시코 칸쿤투쟁 모자 쓰시고 독서를 즐기시고 계신다. 전공노 오영택 전 부위원장을 비롯한 공무원 동지들, 징계 저지투쟁전선에 서있는 신화균 현 지부장, 나성군 전남 본부장,  농민회, 민주노동당, 청년회, 3년째 복직투쟁 중인 축협노조, 전교조, 건설기계, 전기원노조, 금속노조 심종섭 지부장, 해남사랑21 선광진 님, 민인기 전 군의원 등등.

경과보고, 대회사를 문병관 지부장이, 축사, 연대사를 정광훈 고문님과 나 그리고 민노당 위원장님, 바로 이어 고사. 돼지머리에 파란 색 돈들이 꽂히고 . 나는 여기 들르기 전에 찾은 5만원 짜리 한장 봉투에 넣어 얹고 간절한 마음으로 절을 했다. 노동자 민중의 세상 앞당기는 결의담고 소망담아 '민주노총  만세'를 불렀다. 사실 오늘이 임시 대대가 아니던가. 대회성사는 되었는지, 직선제 유보방침, 탈퇴 현상 등 한참 뒤숭숭한데 어찌되고 있는지.  

오랜만에 김경옥을 만났다. 귀한 나의 동지. 해남의 운동성을 유지강화하는 데 고민을 보태고 풍부하게 하는 동지.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분당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여전히 애타하는 모습을 보았다. 김경윤 동지를 보고싶었는데 보이질 않았다. 아직도 김남주추모사업회와 민예총 활동에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는 듯 한데 가을을 넘기기 전에 밥이라도 한번 함께 먹어야겠다. 도경진 전교조 지회장의 당찬 모습에 감사했다. 문병관 지부장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따글따글한 동지. 14일 시국선언 교사 공무원 탄압저지 결의대회 참가를 알리는 모습도 당차다.

민인기 전 총무가 운영하는 재활식당에서 저녁밥을 준비했는데 걸게 한상을 준비했다. 용산참사 추모집회에 관하여 정 의장님께 제안드리고 혹 해남에서 가능하다면 유가족측과 연결하여 추모집회 추진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쓷드렸다. 범대위와 연락하여 한번 알아보아야 겠다. 적극 검토해보자고 그러셨다. 포도,사과 등 과일도 맛나게 먹고 마시고 담소를 즐겼다. 밤 9시가 되자 나는 목포길에 올랐다. 오랜만이고 밤길이어서인지 길게 느껴졌다.

1. 돌아오는 길, 2003년 네이스투쟁 당시 군청 앞 광장 천막의 불빛이 머리속에서 어른거렸다. 이젠 축협 투쟁으로 빛바랜 프랑들이 즐비한 광장. 시국선언 징계 저지투쟁 결의대회가 열린다. 광장은 투쟁의 공간이다. 맞다.

1. 특수 김 선생이 전화를 했다. 다문화 관련 결혼이민자를 상대로 하는 활동을 하고 싶은데 어찌 하면 되느냐 하길래 내일 오전 중으로 센터 김 소장을 소개해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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