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09.30) - 아리랑 고개 2009-1

2009.10.01 07:57

조창익 조회 수:510

2009. 09. 30 수요일 새벽에 비가 내리다 맑음


아리랑 고개 2009-1

고대광실 베르사이유 궁전
도청 앞
청춘들이 장승처럼 서 있습니다.
임금체불 해결하라
의료원 정상화하라
벌써 아흐레 째
행인들의 숲 속에서 그 서걱거리는 눈빛쯤이야
이젠 익숙해졌습니다.
관료들의 고압적인 기침소리
하급 공무원노동자들의 존재를 배반하는 이질감 따위야
잊기로 했습니다.
쥐꼬리 만한 적금은 진즉 다 잘라먹고
마이너스 통장이 꽉 찼습니다.
김 간호사는 이미 신용불량자
다음은 누구 차례
오늘따라 쏟아지는 서녘 햇살이
왜 이리도 눈부십니까
눈물을 삼켜가며 서 있는 우린
백의의 천사 보건의료 노동자
한 아이의 엄마

아리랑 고개 2009-2

봄, 여름, 가을 천막이라네
한 겨울 우린 또 천막 속일까?
우 분회장의 신새벽 기침소리
돈대의 아침은 기지개를 켠다
벌써 열 엿새째
속절없는 다도해
붉은 노을이 속울음을 삼킬 때에도
밤 교대근무 동지가 충혈된 눈으로
타코미터기 사납금 입금할 때에도
우리는 오늘도
농성장을 지킨다
나를 지킨다

           -남도택시투쟁농성장에서-


1. 한 여섯시 반 쯤 되었을까. 신문을 집어들 때만 해도 빗방울이 굵지 않았다. 아파트를 반바퀴쯤 돌았을 때 후두둑 비가 쏟아지다. 그래도 신문지로 머리 위를 덮다. 신문 한쪽이 흥건히 젖어있었다.

1. 점심시간, 강진의료원 동지들을 만나다. 1시 30분경, 김 지부장 외 5인,  음식점으로 옮겨 추석선물로 삼계탕을 대접했다. 임금체불에 어려운 형편을 생각하면 가슴이 꽉 막혀오지만 동지들은 항상 밝고 명랑하다. 고마운 모습이다. 의료원내부의 사정 이야기를 가깝게 들었다. 내일도 하고 추석끝나고 계속하기로 했다. 추석 후에는 언론작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하자고 했다.

1. 16:00 옥암중 분회총회 이준호 사무국장이 교선강사로 왔다. 일제고사, 미래형 교육과정, 교원평가, 등등이 주제였다. 차분한 설명과 토론이 이어졌다. 일제고사 대응으로 최소한 채점교사 차출을 거부하는 불복종운동을 전개하자고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체험학습 등은 별개로 추진한다.

1. 17:30 저녁 식사 평화복집에서 분회 식사를 하였다. 참석을 많이 못하였다.

1. 19:00 남도택시 농성장으로 옮겼다. 윤부식 국장과 우분회장만 있었다. 이내 다른 동지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여 십여명이 되었다. 공무원노조 나성군 본부장, 이상학 통합공무원노조 실무, 박성철 전남 공무원노조 사무국장, 전교조에서 이향화, 박성욱, 정찬길, 민노당에서 박명기 사무국장, 택시에서 분회장님, 황, 박 등동지들이 함께 하였다.

말미에 대불 금속지회에서 ㅊ00 동지가 왔다. 그는 이미 블랙리스트에 상장된 요시찰 인물(?). 지난 여름 투쟁에서도 고생이 많았고 지금도 여전하다. 그의 야무진 꿈, 조선노동자들의 희망을 일구는 옹골찬 모습에 감사할 따름이다. 그의 상세한 조선노동자의 일상보고는 가슴 찡한 감동이었다. 조선노동자들은 참으로 열악한 조건에서 하루하루를 지탱한다. 산재사망 사고가 최소 한 달에 한 명꼴로 발생한다. 동료가 죽은 자리 피를 닦아내고 그 자리에서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 이제 누가 죽었다고 해도 그저 덤덤해지는 상황들.

그렇다고 드러내놓고 노동조합 활동을 하겠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생계를 포기할 수는 없기에. 그러고 보면 일백여 조합원들은 그저 전사다. 전사. 시월 말경 조선노동자총회를 성사시키기로 결의하였다. 우리는 성공할 것이다. 최동지들이 꿈틀대기 때문이다. 내가 말미에 붙였다. 서남권이 노동운동의 용광로다. 새로운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아파하고 한편 기뻐하면서 우리는 전진한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귀가 길, 정태석 선생을 만나 담소를 나누었다. 자정이 되었다.
둘째 녀석이 군대 휴가 나왔는데 저녁식사를 한끼도 함께 못하였다. 저도 나도 각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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