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그런 사람

2006.03.10 12:26

춘천에서 조회 수:936

내 죽거든 뼈를 곱게 갈아 섬진강에 뿌려 달라 하고는

실타래같은 가늘며 긴 웃음을 흐려 보내던 제법

낭만적이던 사람.




우리 운동은 쉼없이 전진해야 하고

그것을 전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늘 깨끗해 져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던

열정적인 사람.




당도, 계급도, 권력도,

무엇 하나 쉬이 넘기지 않고 마음을 주어

마음으로 맺으려 했던 가슴

따뜻한 사람.




전북남원에서 강원동해까지 자기를 필요로 하고

자기를 불러주는 이들 있다면

주섬주섬 짐챙겨 한걸음에 달려와 줬던

고마운 사람.




동해 바다는 처음이라며 하늘까지 닿아있던 망상 바다에서

기념 사진 하나 찍어 달라고 수줍게 조르던

순수한 사람.




폭풍처럼 한 세대를 민중과 함께 고난을 벗삼아 살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

하루를 일년처럼 보냈던 사람.



이월, 무섭게 내리치던 눈보라 속에서 결국

걸어온 길만큼 무거운 걸음으로 떠난

무정한 사람.




이제 그대 남긴 일들이 쏟아지는 눈발처럼 우리에게

그대로 쏟아져 와도  부끄럽지 않게 헤쳐 나가겠소.




그길이 그대가 그렇게 행복해 했던 사회변혁의 길이기에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가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