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09.08.08) - 주말 천막풍경

2009.08.09 01:09

조창익 조회 수:563

님의 천막

따가운 햇살을 가린다.
선선한 바람이 폐부를 훑는다.
그래 이만하면 족하지.

누울 수 있고 잠들 수 있는 곳.
동지의 어깨에 기댈 수 있는 곳.
그래, 훌륭하다.

아-
지옥같은 내 일터-
신명나지는 못할지라도
피땀 크기만큼
자기완성의 큰 기쁨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으득으득 이빨갈며 그렇게 버텨오기를 몇 십년.
셀수도 없는 잔업철야의 나날

임금 떼인지 수십번이고
칠십프로 받는 것이 대불산단 관습법일지라도
더이상 당할만큼 당해본 동료들의 철저한 무기력 앞에서
좌절하기도 지친 일상-

허-
이번만은 달라-
안돼!
이 사슬을 끊고싶어.
끊어야 해-

님의 미소는 차라리 절규
자신의 운명에 가하는
정당한 채찍질
대불의 여름은
그렇게
불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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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 면담은 대불다현 동지들의 투쟁의 저변을 느낄 기회였다.  동지들의 숨결이 보다 구체적으로 다가온다.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오늘의 주요 일정

08시 40분, 조원천, 서 헌이 기다리고 있는 도교육청 천막으로향하다. 든든한 두 동지, 서 동지는 천막을 지키고, 조 동지는 영산강 하구둑 폭포수 앞에서 일인 시위를 진행했다.

오전 10시, 여기는 도교육청 강분희 분회장을 만날 시간이다. 조금 있으려니 구례 이용원 형(전 목포지회장)이 손에 음료수를 한꾸러미 들고 나타나셨다. 한 시간여 담소를 나누니 구례 사무국장 최관현, 총무 정창우, 지회장 배기선 동지가 연이어 등장. 오늘은 구례지회 담당이라고.

10시 30분 강분희 님 등장. 새 김치를 준비, 대불 천막 동지들한테 건네기 위함이다. 한시간 여 옛날 학교시절 이야기, 현황과 투쟁전망 등을 중심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시간이 한참 흘러버렸다. 구례지회 동지들과 대불산단을 찾다. 금속서남지회 장문규 지회장, 최국진 수부, 손민원 사무장이 기다리고 있다. 노동상담소 간판이 내려져있다.
장 지회장으로부터 대불산단 노동문제 전반에 관한 브리핑을 간단히 받다.

11시 30분 대불 천막. 다섯동지들 만나다. 천막 길건너 나무그늘 아래에서 노변담화가 시작되다. 자기 소개간단히 하고 현황에 대한 설명 듣다. 가슴이 묵지근해진다. 서너달 경제압박 생활고 가족관계 파괴 등 문제들이 선연하게 떠오르다. 진전은 거의 없다. 다만 투쟁의 장기화에 따른 내외의 부담이 커지고 있을 따름.
구례지회 투쟁기금 10만원 전달식. 강 분희 동지 김치 전달. 동지애를 나누고-.

13시 00분 다시 도교육청 천막. 지부장, 사무처장 일행이 전국임원연수에서 돌아옴. 10여 명 동지들이 청사 입구 바닥에 앉아 맛나게 점심식사를 나누다.

식후 담소가 시작되다. 무용담 그리고 학교이야기.

17:30 하구둑 선전전 시간. 최관현, 정창우 동지를 내려놓고 시티병원으로 직행. 박병옥 님 모친상. 조문하고 다시 도교육청 천막으로 돌아옴.

20:00 도교육청 천막 현 시국선언 투쟁의 전개방향에 대한 토론 진행. 전국중집 결정이 14일부터 지부장 단식 투쟁 전개인데 지회장-분회장 공개선언투쟁 등 현장투쟁안이 부결되었다고 전언. 그러면 전남이라도 해야한다는 의견을 놓고 지회장 회의-지부집행위를 진행했는데 여기서도 부결. 분회장 결의를 모아 뭔가 해야한다는 정서가 형성되고 있는데 이대로 무너지면 전교조는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팽배한데 지도부의 결정이 너무나 안이하다는 비판이 거셈.


마리까 친구 로드리고 씨와 통화를 했다. 여의치 않아서 오늘 못오고 내일 오후 4시 목포버스터미널에서 만나기로 했다. 가밀 씨 치아사고 산재처리 문제로.
23:00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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