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08.21)-천천히 걷다

2009.08.22 09:52

조창익 조회 수:516

06:00 - 아침 아파트 산책시간. 하늘이 어둡다. 간 밤 천둥이 치고 비가 내렸다. 천막 속 원천이 생각나 전화해보니 잠을 편히 자지 못했다고 한다.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는 순천에서 예까지 와서 징계받고 여름을 바쳐 노숙을 하고 있는데 난 편안한 곳에서 잠만 자고 안부 묻는 것 가지고 넘어간다. 천막 투쟁의 나날, 언제 개운해 질지 막막하다.

08:00 -  천막을 들를까 하다가 바로 학교로 들어갔다. 등교 이틀째, 신종플루가 이렇고 저렇고 걱정의 말들이 많다. 학교를 한 바퀴 돌고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 수업은 네시간들었다. '사회변동론'이 주제다.

조은일로부터 전화가 왔다. 포스코 사내하청 비정규직 투쟁 기금마련을 위한 마늘즙 판매를 하고 있는데 전교조 연수 때 가서 판매를 좀 하면 어떻겠느냐는 것. 알아보겠노라 했다.

쉬는 시간, 천막 속에 원천을 찾아갔다. 혼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읽고 있는 그가 환하게 반겼다. 잠시 후 지부장, 사무처장이 들어온다. 초췌한 얼굴의 홍 지부장 단식은 오늘로 8일째, 농성 30 일째. 사무처장한테 포스코 투쟁기금 마늘즙 이야기를 꺼내니 이미 울산지부에서 판매하기로 했다는 것. 상품도 겹치고 해서 곤란할 것 같았다. 조은일 동지한테 연락해주었다. 그랬더니 아는 선생님들을 소개해주면 학교를 방문하면서 판매해서라도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여기저기 소개는 하겠다고 말했다. 광양제철 노동자문제인데 전남 민주노총 차원에서도 함께 고민해야하는 것 당연하다. 서남지구협, 전남본부도 함께 도울수있는 방도를 찾아보면 좋겠다.

최 차장이 휴가마치고 돌아왔다. 가족들과 함께 3 일동안 제주도를 다녀왔다고한다. 휴가비한번 챙겨주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활동비도 제때 지급되지 못하고 보너스는 말할 것도 없고, 직업활동가들의 헌신과 열정은 역사속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려나.

김은영, 최민규 부부가 찾아왔다. 원천과 함께 남도밥상에서 식사를 하였다. 김은영 선생은 2003년 해남지회장 시절 참실부장을 맡아 성실하게 활동했던 동지. 아이를 안고 왔다. 이름은 최선(아름다울옥 선 璿) 아이가 부모만큼이나 건강하고 튼튼하다. 기어가는 속도가 빠르고 힘차다.  철조망통과 훈련보듯 씩씩하다. 여름겨울이면 그 때 집행부들 모임해보자고 하였다. 수긍하였다. 김태국과 통화하였다. 그의 파안대소와 너스레가 그립다. 다들 만나고 싶다.

정태석 선생과 통화하였다. 나를 원시림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그와 함께 있으면 들녘이나 숲속을 거니는 느낌이다. 김대중 대통령 서거 소식관련하여 김근태 씨가 무슨 말을 하는데 내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한다. 그의 개학은 다음 주다. 만나봐야지.

김은영 부부를 보내고 다시 천막에 돌아왔다. 21:30 경. 주경진, 이용인 해남동지들이 기다리고 있다. 이용인 동지의 나무가꾸기 사례를 풍부하게 듣고 배웠다. 삼산면에서 농가를 빌어 묘목을 키우고 있는 그도 갓난아이의 아빠가 되어있다. 언제나 활달한 그의 모습이 좋다. 주 선생님은 작년 해남지회장직을 맡아 고생하다가 올해는 해남 초중등지회가 통합되어 초등대표를 맡고 있다고 한다. 언젠가 엠비시 노조 김 사무국장이 사무실을 방문하였을 때 서정분교에 계시는 한 선생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녀가 바로 주 선생이다. 김 사무국장은 당시 대단히 열정적이고 내공이 꽉 들어찬 선생님으로 기억한다고 인상깊게 말한바 있다. 그 말을 전했더니 주 선생이 겸손해한다. 참 든든한 선생님이다.  11시가 조금 넘었을까. 이, 주 해남팀과 나는 귀가길에 오르고 지부장과 조원천 동지는 천막에 남았다. 영산강 하구둑에서 내려 집까지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경찰들의 검문과 취객들의 발걸음이 합쳐져 있다. 천막과 디제이 서거와 - . 목포의 밤이 술 한잔에 취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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