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내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동생아!

날이 차다. 밥은 제때 먹는지, 잠자리는 편한지 걱정이 된다. 방안의 따스한 공기가 죄스럽구나. 얼굴을 적시는 따뜻한 물이 너무 호사스럽다. 미안하다. 천막치고 스티로폼을 깔고 전기장판을 깔았다지만 윗 공기가 찰 터이니 감기들지 않도록 조심하거라.

11.9 전국 노동자 대회에서 만나 수배 이야기를 할 때만 해도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있겠거니 했는데 벌써 영장이 나왔다니 당황스럽구나. 하지만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희망이니 민주노총 간부일을 맡아 수배당하고 체포 영장이 떨어지더라도 낙담하지 말아라. 35미터 상공 크레인에 매달려 129일을 버텨낸 김주익 지회장의 고통에 비하면 너는 그래도 편하다고 위안해야 하지 않겠느냐? 밤이 되면 함께 너를 보위하고 잠도 함께 자주는 동지들이 있으니 이 어찌 외로운 싸움이라 하겠느냐? 신부님도 도와주시고 동지들도 너와 한 몸이니 무엇이 두렵겠느냐?

동생아! 지난 7월 땅끝 희망학교에 와서 너는 노동조합은 조직이 아니라 철학이라고 설파했었다. 그렇다. 노조를 만들고 민주노조를 위해 싸운 동지들의 투철한 철학이 있기에 노동자들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역사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노동자들의 위대한 투쟁의 선봉에 서서 열심히 싸워온 네가 나는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서울 시청, 전태일들이 노동해방으로 불타는 광장에서 우리는 역사의 희망을 보았다. 운집한 노동형제들의 울분과 통한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역사이며 변혁의 씨앗이었다. 훌러내리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으면서도 어금니 깨물고 허물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노동형제들의 투혼이 어찌 추악한 자본 세상을 근본적으로 폐절시키지 못하겠느냐? 어찌 인간이 중심에 서는 새로운 세상으로 변화시킬수 없겠느냐? 십년이 걸릴지 백년이 걸릴지 모를 일이로되 우리는 분명코 확신한다. 노동자 민중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새 세상에 대한 꿈을 버릴 수가 없다.

나의 동지인 존경하는 동생아! 영장이 코앞에 있고 언제 어떻게 체포당할 지 모를 형편에 어디 한시라도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만 한사코 몸 관리를 잘 하거라. 네 몸은 조직의 몸이고 운동의 몸이니 몸 살피기를 금쪽같이 하거라. 이제 곧 한 겨울이 닥칠 터인데 호흡을 길게하고 한걸음을 내딛자. 풍찬노숙에 여유있는 투쟁가도 가끔씩 부르면서 하루하루를 넘기기 바란다. 열심히 투쟁해서 영장을 묻어버리자. 지금의 풍찬노숙이 역사의 영광이러니 묵묵히 걸어가자꾸나.

2003. 11. 11 밤 못난 형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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