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빠에게

아빠, 안녕하세요? 저 용화예요.
그 춥던 겨울이 어느덧 가버리고 봄이 왔네요.
잘 지내고 계시죠? 아마 잘 지내고 계실 거라고 믿어요.
저희는 잘 지내고 있어요. 그러니 걱정 안하셔도 되요.

벌써 그 일이 일어난 지 49일이 지났네요.
겨우 49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벌써부터 아빠를 보고 싶은 것은 어쩔 수가 없네요.

아빠, 지금쯤 어딘가에서 저희를 지켜보고 계시겠지요.
아직 아빠와 하지 못한 것이 많죠. 아빠와 일본도 가기로 했고,
나중에 우리와 함께 여행가자고 하셨는데.
그 많은 일들을 못하시고 벌써 가셨다는 게 너무 슬퍼요.

아빠, 앞으로 저희와 안 놀아주셔도 좋고,
저희한테 신경 안 쓰시고 일만 하셔도 좋고,
매일 나가기만 하셔도 좋으니까
다시 한번만 아빠가 일하는 그 모습을 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현실은 너무 먼 곳에 있네요.
앞으로는 아빠와 같이 두던 장기도 못 두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슬퍼도 꿋꿋이 미래를 헤쳐 나가야 할 거예요.
제 곁에는 엄마와 용창이가 있고, 우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생활걱정도 안하셔도 되요.
우리를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우리도 열심히 살 테니까요.
슬퍼도 아빠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이겨낼게요.
아빠와 함께 지낸 시간이 너무 짧다는 게 아쉽긴 하지만,
아빠를 잃은 사람이 저뿐만이 아니잖아요.

이 모든 게 꿈이라고 생각하며 현실에서 도피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현실에 당당히 맞설게요.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남아있고,
또 우리가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남아있으니까요.

그럼 저는 이만 줄일게요.
아빠도 편히 쉬세요.
아빠! 안녕...사랑해요.



                                                     2006년 3월 27일 월요일
                                                            아빠의 큰아들 용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