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아우에게 (09.10.12)-다시 처음처럼

2009.10.13 00:57

조창익 조회 수:526

2009. 10. 12. 월요일 맑음

다시 처음처럼

-. 아침 6시, 아직 안개가 자욱하다. 중풍에 걸린 중년의 신사가 안간힘을 다 쏟고 있으나 중심을 잃은 채 오그라진 팔을 흔들며 산책을 하신다. 생의 전율이 느껴졌다.

-. 연가를 낸다는 나의 말에 학교장은 많은 토를 달지 않았다. 일제고사 시간표가 시간당 2명의 감독교사로 짜여있어 이틀간 종일토록 감독이 예정되어 있다. 이런 까닭으로 개인적으로는 다른 동료에게 짐을 지운 것 같아 적잖이 부담이 되었으나 내일 어떻게 진행해야 될지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나는 연가를 정중하게 신청하였다. 나의 솔직한 설명에 다행히도 학교장께서 동의해주셨다. 연가 자체만으로 지난 봄에 도교육청, 시교육청으로부터 시달렸을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 이르기까지 난 참 많은 생각과 고뇌가 있었다. 담당-교무-교감-교장 결재선을 네이스에 연가 신청 입력하면서 만감이 교차하였다. 뇌리에 스쳐가는 13명의 해직교사들.

-. 남도 택시 투쟁, 오늘로 28일째. 시작인지 끝인지도 모를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7개 단체 대책위 성원들이 모였다. 각 종 보고, 기자회견 집회 계획, 집중집회투쟁, 집중 선전전, 방문 투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운전자 보수교육이 13일부터 월말까지 하루 6시간 가량 진행된다고 한다. 화물, 택시, 덤프, 버스 노동자들이 다 모인단다. 남도투쟁을 잘 알 릴 수 있으면 좋겠다. 재정지원방안도 논의하였다. 한 장백 동지가 퇴원하였다. 비교적 성성한 모습이다. 그는 늘 씩씩하다.

-. 정찬길, 고재성 동지등과 통화하였다. 순천 조원천 동지, 광주 이주탁 과도 통화하였다. 일제고사 투쟁이 여의치 않다. 시민단체 중심으로 진행된다.

-. 대불로 넘어갔다. 밤 9시 30분경. 금속 지회 집행부 동지들이 잔업을 마치고 막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었다. 피곤한 모습이 역력하다. 그래도 10.28 대회 성사를 위해 동지들은 달력을 펴놓고 선전방법, 조직화 방도 등을 논의하며 얼굴이 빛났다. 동지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희망이자 민주노총 진보진영의 희망이다. 윤 국장은 눈이 충혈되어있다. 그는 현장을 일구는 살아있는 중추다.

-. 장문규 동지랑 자정이 될 때까지 담소를 즐겼다. 그는 나와 2년 넘게 지구협 의장과 사무국장으로서 인연이 있다. 그의 건강이 우선 좋아보였다. 혈압도 많이 내려가고 그래서 다행이다. 이주노동자실태보고서, 전국대대 총화자료집 등등 일별하다가 집어들고 영산강 하구둑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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