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나이가 들었나?2006.03.11 13:17 요즈음에는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하고 느낄 때가 많다. 새벽에 일어나 이런저런 사업들을 궁리하고 기획안을 정리할때가 많은데 예전같으면 새벽내내 햇살이 창문앞을 어른거릴 때까지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던 내가 가끔 자리를 일어나더란 말씀이다. 어디를 가느냐. 바로 아이들의 자는 얼굴을 물끄러미 구다보거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더란 말이다. 새벽 네다섯시면 아이들은 세상 모르고 잘 시간이다. 아이들은 누가 쳐다보거나 말거나 손가락을 만지작거리거나말거나 심지어 입을 맞추어도 알리 없는 다른세상에 가있다.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얼마전에는 무슨 회의를 하다가 문득 아이들이 보고 싶어졌다. 고민고민하다가 자리를 일어서야겠다고 말하고 그 이유를 대려니 내가 스스로 이상하다는 느낌. '사실은 아이들이 보고싶어서 그랬노라'고 말하니 나의 착한 동료들은 하하웃고말지만 나는 이상하다. 나는 본래 아이들을 참 사랑한다. 유달리 내릿사랑이 강한 집안에서 태어나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이들에 대한 감정은 각별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그런 표현을 잘한다거나 시간을 많이 낸다거나 하는 일은 적어도 최근까지는 없었던 일이다. 사실을 말하면 나는 그런일을 왠만하면 하지않는 것으로 여겼고 실제로 큰 문제의식없이 그렇게 행했다. 나는 공인(公人)이다. 내 스스로가 나를 '공무원'으로 임명하였다. 나는 나자신과 내자신의 아이들과 식구만을 위해서 살지않는다. 사사로움이 없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 스스로에게 다짐해오고 실제로 그렇게 해온 탓인지 습관조차 그렇게 되었다. 뭐 사실 운동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렇겠지만... 그런데 내가 아이들에 대해서 시간을 내주고 싶어하는 거다. 함께 놀고 얼굴 보고 싶어하고, 만지고 싶어하는 거다. 이런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제 막 변화가 있어서 일시적인 것인지도 모르니까. 그러나, 내가 느끼기에 이러한 나의 변화가 나의 운동을 가로막고 제대로 못하게 만들기보다는 나의 운동에 따뜻함을 주고 은근한 생동감을 주는 것 같다. 마치 봄기운이 세상의 겨울대지에 푸른 새싹을 은근히 밀어올리는 것처럼. 그냥 이런 느낌을 즐기면 안될까. 나는 지금 그러고 있다. 새벽 5시.(2001. 2.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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