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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고 조문익 열사의 법정최후진술(요약본)

2006.03.10 12:31

논실 조회 수:637

고 조문익 열사의 법정 최후진술(요약본)  
글쓴이 조창익   2006-02-18 08:43:43, 조회 : 12


고 조문익 열사의 친형 조창익입니다.

자료를 정리하던 차에 2004년 2월 6일 전주지법 선고공판에서 행한 법정최후진술내용의 초안을 발견하였습니다. 고인의 친필로 작성된 내용을 다시 정리하여 여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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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 진술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민주노총전북본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지역본부에서 일해 온 저는 지난 11월 6일 노동부 앞 집회와 관련한 전주지검의 공소사실을 결과적으로 대부분 인정하는 바입니다.

비록 검찰의 기소와는 달리 폭력시위를 따로 계획하거나 의도하지는 않았다 해도 당일 집회 결과로 경찰과 노조원 총 100여명이 부상당했고 노동자와 경찰 간의 불신은 더욱 심해지는 등 가슴 아픈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들에 대해서는 참으로 유감으로 생각하며 책임을 통감합니다.

다만, 재판부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사건이 왜 발생하게 되었는가 하는 것을 헤아려달라는 것입니다. 작년 10월 17일 한진 중공업 김주익 지회장이 자신의 목을 매고  자결한 이후 수많은 노동자들이 연이어 분신하고 투신하였습니다. 노동자들의 슬픔과 분노는 들끓어 올랐습니다.

저희 민주노총으로서는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손배 가압류 등 상식 이하의 노동 탄압과 정부기관의 비정규직 인간 차별을 없애야한다고 생각했고 이런 문제 의식에 기반하여 10월말에서 12월 중순까지 거리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거리농성과 촛불시위를 진행하였고 10 여 차례의 집회를 진행하였으며, 11월 6일 사건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 간부들은 사실상 연행된 상태에서 중앙 성당 농성을 12월 16일 자진출두 할 때까지 39일 동안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저희들이 생각하기에는 폭력 시위화는 실정법을 어기는 투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두가 ‘더 이상 죽게 하지말자’는 노동자와 국민들의 분노와 양식의 공감대 위에서 진행되었으며 손배 가압류 제도의 획기적 개선과 비정규직 차별을 철폐하고 이러한 부당한 노동행위를 보다 철저히 지도 감독하도록 노동부와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정책과 제도 개선 투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지나치게 가혹한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죽어가는 노동자들은 없어야하며 죽음과 투쟁이 잇다르는 비극의 악순환은 끝나야 합니다.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2004. 2.

조문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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