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 폭설보다 더한 난리는...2006.03.11 13:28 첫 눈 폭설보다 더한 난리는... 폭설주의보속에서 '사람답게 사는' 봄소식을 기다린다 첫 눈이 내리는가싶더니 폭설로 변했다.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했다. 정읍에서 익산사이의 호남고속도로는 폭설로 아예 불통이 됐다. 월요일 아침 초중등학교들은 곳곳에 휴교령이 내렸다. 눈덮인 세상은 이처럼 고요해보여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실상은 난리인거다. 첫눈이 폭설이 된 것보다 더한 난리는 쌀개방관련 비준 동의안 국회처리 막전막후다. 날마다 항의집회가 열리고 촛불시위가 이어진다. 분신하고, 경찰에 맞아 쓰러지고......그러다가 영영 우리 곁을 떠난 농민들! 오래전부터 비정규직이 사람 다 잡는다고 하소연하던 노동자들 바로 옆에서 일어난 일이다. 새만금 갯벌이 완전히 막히기 시작하면서 죽어가는 마을을 살려보고자 몸부림치는 부안 계화도와 군산 내초도 어민들의 신음 곁에서 일어난 일이다. 전북지역은 참으로 못사는 동네다. 의료보험료조차 내지 못하는 가구와 전기요금을 못내 단전된 가구 비율이 전국 1위인 것을 비롯해 빈곤층의 비율이 전국평균의 2배가까이 되는 수치만으로도 알 수있다. 몰락하는 ‘농도전북’을 부둥켜안고 있는 90만도 채 안되는 경제활동인구중 압도적 다수가 중소영세농민이거나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들이거나 영세어민들이다. 이들이 모두 동반몰락하고 있다. 지역의 위기가 오직 국책사업이 없어서 생긴 문제일까? 생각해보라. 이제 200만도 채 안되는 전북인구 중에서 중소영세농민과 고용과 임금이 불안정한 노동자들과 영세어민들이 더 힘들어지면 과연 전북은 어떻게 살아갈까? 수입개방이 대세여서 쌀개방과 추곡수매제폐지는 어쩔 수 없으니 농민들의 아우성은 못들은 척 하고, 오늘날의 자본주의세계체제인 신자유주의에서 해고를 쉽게하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니 노조의 요구는 박살내야하고, 새만금간척사업이 진행되어야 전북이 살게되니 계화도나 내초도 주민들의 생존권요구는 즈려 밟아야하는 것인가? 어떤 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큼지막한 국책사업 몇가지를 따와야한다고 말한다. 전면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지역의 위기가 오직 국책사업이 없어서 생긴 문제일까? 오히려 박정희시대부터 중앙정부가 하라는 대로 종노릇하며 따르기만 한 것이 오늘날 쪽박찬 진짜 이유 아닐까하는 의심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정책이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정책의 바탕에 깔린 성장제일주의 철학이 문제일 수도 있다. 기업을 더 유치하고 국책사업을 늘려서 이루려 한 목표가 무엇이었던가? 주민들 삶을 더 낫게하고 행복하게 하려는 것 아니었던가? 도시에는 해고가 자유롭고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기업을 더 유치하고, 농산촌지역에는 도로를 뚫고 골프장을 만들어서라도 땅값을 올리고, 갯벌은 더 매립해서 농지가 아니라 복합산업단지나 골프장을 더만들어야 나중에 전북지역 주민들이 행복할 거라고 말하기 전에 지금 당장 불행한 사람들이 누구인지를 더 따뜻한 시선으로 돌아보아야하는게 아닐까? 농민은 다 죽고, 노동자는 모두 비정규직 되고, 어민들이 모두 갯벌을 떠나면 전북에는 웃음꽃 필 일 없다. 폭설주의보 뒤에 오는 봄소식이 진정으로 기다려지는 이유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전북에 살고싶기 때문이다. -조문익 -전북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 운영위원 - 이 기사는 전북일보 2005. 12. 6 컬럼에도 송고됐습니다. 2005-12-05 11:57:14 조문익 기자 댓글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