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슴이 따뜻한 혁명가 조문익 ▒▒
 

<시>미아리에서 시집을 사고/1984/조문익

2006.03.11 13:37

광장 조회 수:1156

미아리에서 詩集을 사고

보고팠다
무척이나 오랫동안 속만 태웠다
가는 것은 가는 것
훌훌 털고 보내야지
너무 매임이 많아 더욱 보고 팠다
네 입술에는 보릿내음이 풀빛짙게
묻어 있는데
나는 메마르고 거칠은 가시같은 손가락밖엔
이제 가진 게 없어
아아 너무도 외로왔다
너를 진정 만나고팠다
이렇게 만났어도
산이듯 너와 나는 말이 없구
그러나
이리도 눈시울은 뜨거워지는 걸
보아라
미아리에는 아름다운 햇님이
타오르고 있다